매일신문

대구시 방재클러스터 지정 의미는?

대구시는 성장동력 산업으로서의 방재·안전 분야가 유망하다는 데 일찌감치 눈떠 지난 2005년부터 안전산업밸리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이른바 안전산업밸리(Safety Industry Valley·SIV) 프로젝트였다.

지하철 사고 등 대형 재난으로 '사고도시'라는 오명을 가졌던 대구시의 이미지를 벗고 지역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키우자는 의도였다. SIV 프로젝트는 동구 혁신도시 인근에 밸리를 조성한 뒤 ▷산업용지에 안전산업 관련 기업 유치 ▷연구지원시설 ▷안전테마공원 등을 배치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또 대구 테크노폴리스 조성과 연계해 달성군의 테크노폴리스 인근에 SIV를 조성하는 2차 프로젝트도 구상해 놓았다. 하지만 안전(소방방재)산업밸리는 예산 및 공감대형성 부족 등으로 전면 재검토됐고 대구 동구 팔공산자락의 안전테마공원 조성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당시 인프라 중심의 사업계획으로 성장동력 및 국부창출로 이어지는 연구개발 마스터플랜을 마련하지 못한 것 등이 실패의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방재(안전)산업은 재난의 예방·대응·수습·복구에 필요한 예측·관리시스템, 응급장비, 물품, 구호에 따른 물류시스템 등을 생산 공급하는 산업이자 군수산업과 연계되는 국가 미래 전략산업이어서 엄청난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와 일부 전문가들은 국방 및 첨단방재로봇, 항공부품 산업이 미래 핵심산업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고 차근히 준비해왔다. 특히 2004년부터 '재난 도시'란 오명을 씻기 위해 '소방방재·안전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소방 방재산업을 지역 특화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첫 사업으로 '대한민국 소방방재·안전 엑스포'를 시작했다.

3년 만에 방재부문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시회로 성장시킨 것은 물론 국제전시연합(UFI)으로부터도 인증을 받아 대구가 방재·안전산업 브랜드를 선점하는 효과를 얻었다.

이와 함께 DGIST에 공공원천기술연구센터를 만들고 방재·안전 관련 핵심기술 개발 및 사회안전로봇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공공원천기술 연구센터는 SK텔레콤을 비롯해 국내 유력기업, 지역대학, 연구소, 소방방재청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연구 인프라에다 대구권의 IT, 기계금속, 바이오센서 등 제조기반을 바탕으로 정부에 줄곧 방재·국방로봇 분야의 육성 필요성과 적격지임을 호소하고 문을 두드려 이번에 방재산업 클러스터 지정을 성사시켰다.

지식경제부 고위 관계자들 및 실무자들도 이 같은 대구시의 방향과 노력을 인정하고 있다. 대구가 추진하고 있는 방재 및 국방분야 로봇사업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지경부 한 관계자는 "대구경북의 국방·방재 로봇산업은 수도권 업계와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방향을 잘 잡았다"며 "내년에 로봇산업 5개년 계획이 마련되고 10년 후에는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도 확장돼 이 분야가 우리 나라 국부창출의 최대 창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와 관계기관들은 방재 및 국방로봇과 바이오센서 등 일반 방재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협의와 노력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 시는 대기업을 상대로 로봇관련 기업 유치를 위해 협의를 하고 있고 공군도 지역대학과 항공부품 및 소재 관련 연구소 설립과 기업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박광길 대구시 신기술산업본부장은 "방재산업과 국방로봇을 비롯한 로봇산업은 부가가치가 굉장히 높은 신산업이다"며 "대기업만 유치하면 대구권이 10년 뒤 53조원에 이르는 국내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방재산업 클러스터 지정은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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