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합민주당, 장외투쟁 카드까지 꺼내

통합민주당이 쇠고기 문제와 관련, 장외투쟁 카드를 검토 중이다.

26일 열린 민주당은 '당선자워크숍'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대한 강경론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장외투쟁 방안이 급부상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과거의 낡은 진보와 한나라당의 신자유주의를 모두 극복해야 한다는 쪽으로 당의 정책방향 설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지만 원내대표 경선 등 새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선명성 경쟁이 벌어지면서 쇠고기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민주당이 쇠고기문제에 대한 강경투쟁을 기치로 내세운 배경에는 18대 국회 개원 이후에는 거여(巨與) 한나라당에 이끌려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즉 선명야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쇠고기 문제의 동력을 계속 살려가는 것 외에 다른 카드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손학규 대표가 강경투쟁의 분위기를 잡았다. 그는 "한달간 우리는 쇠고기 투쟁에 당력을 모았고 이번 전투에서 이기고 있다. 이 나라를 책임진다는 자세로 국민이 우리에게 기댈 수 있는 길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미 의회 처리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지렛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쇠고기)고시하고 다 끝나면 미국과 무엇을 놓고 협상하느냐"고 지적했다.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의원도 "우선은 (쇠고기 고시의)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나 본안 소송, 가축전염 예방법 개정 등 법적, 제도적 테두리 내에서 노력을 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가 쇠고기 재협상에 대한 국민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국민과 함께 투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도 제1야당이 장외로 뛰쳐나가는 데 대한 고민과 부담감도 엿보였다. 국정운영에 대한 발목잡기로 비치고 있는데다, 여권에서 야당을 촛불집회의 배후세력으로 지목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지 않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당내 온건파들은 장외투쟁에 돌입하더라도 쇠고기 재협상-원구성 협상 연계 전략을 적절히 병행,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겨야 한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이날 경선에 나선 원내대표 주자들도 향후 농성 등의 장외투쟁 카드보다는 쇠고기 재협상과 한미 FTA 비준안을 18대 원구성 협상과 연계하는 카드를 통해 정국을 풀어가기를 원하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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