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현대 유니콘스에 약했다. 지난해 7승11패로 열세였고 삼성이 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2006년과 2005년에도 각각 8승10패와 8승9패1무로 뒤졌다. 삼성은 현대 선수들을 전원 고용 승계, 올 시즌 프로야구 무대에 뛰어든 우리 히어로즈에도 2승4패로 뒤지고 있었다. 하지만 2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우리를 15대4로 대파, 3연전에서 먼저 1승을 거두며 기선을 잡았다.
폭발적인 타격을 앞세워 현대 시절 에이스였던 우리의 선발 김수경을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것이 주효했다. 김수경은 5피안타 볼넷 2개 5실점으로 억지로 1이닝만 버틴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 번 무너진 우리의 마운드는 정신없이 흔들렸다. 이현승만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았을 뿐 뒤를 이은 다섯 투수들이 모두 점수를 내줬다.
삼성 타선은 불이 붙자 꺼질 줄을 몰랐다. 두 번(1회초와 6회초)이나 타자 일순, 21안타를 몰아쳤다. 올 시즌 삼성의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17안타)을 뛰어 넘는 맹타. 무너져가는 우리 마운드로부터 4사구도 10개나 얻어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롯데 자이언츠에 7대8로 패한 한화 이글스를 0.5경기 차로 밀어내고 4위로 올라섰다.
이날 삼성은 1회초 선두 타자 박종호의 2루타를 시작으로 1사 만루를 만든 뒤 채태인의 2타점 2루타에 이어 박진만의 좌중간 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다. 이어 김재걸의 내야 안타가 이어지면서 점수 차를 5대0으로 벌렸다. 우리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2회말 2점을 추격하더니 3회말 클리프 브룸바와 정성훈의 1점 홈런으로 1점차로 따라붙었다.
승부가 기운 것은 5대4에서 시작된 4회초. 삼성은 무사만루에서 채태인의 밀어내기 볼넷, 박진만의 외야 희생플라이, 김창희의 내야 땅볼로 3점을 따내 8대4를 만들었다. 6회초에는 김재걸의 적시타로 1점을 얻은 뒤 이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서 강봉규의 밀어내기 볼넷, 박한이의 우중간 안타, 박석민의 내야 안타로 4점을 더했다.
삼성 타선은 이날 무려 8타자가 타점을 올리며 신바람을 냈다. '수비 스페셜리스트' 김재걸(6타수 5안타 2타점)과 김창희(6타수 3안타 1타점)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고 1번 타자로 출장한 박종호는 5타수 2안타로 제 몫을 했다. 4번 타자 박석민은 13대4로 앞선 8회초 쏘아올린 2점 홈런을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고 3, 5, 6번 타자 박한이(4타수 3안타 2타점), 채태인(3타수 2안타 3타점), 박진만(4타수 1안타 3타점)도 돋보였다.
다만 초반 득점 지원에도 불구하고 선발 웨스 오버뮬러가 홈런 2개를 맞으며 3이닝 동안 6피안타 4실점으로 강판, 일찍부터 불펜을 동원케 한 것이 옥에 티였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8일 선발투수
삼성 배영수-우리 장원삼(목동)
롯데 송승준-한화 정민철(사직)
LG 봉중근-두산 이혜천(잠실)
KIA 오준형-SK 레이번(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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