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특히 에너지 사용량이 많다. 그래서 최근의 유가폭등은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에게는 경쟁력 하락이라는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각 업체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극한의 대책을 세워 시행에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구미국가공단과 김천산업단지 기업체들도 '죽음의 원가절약운동 전개'라는 절박한 표현이 나올 정도로 에너지 비용 절감에 초비상이 걸렸다.
◆에어컨 가동 줄이고 노타이 근무
포항의 동국제강은 이달부터 사무실 에어컨 가동조건을 '실내온도 28℃ 이상일 때'로 잡았다. 종전보다 4℃나 높인 것. 포스코도 26℃로 정했다. 이들 회사는 대신 비서 등 극소수 부서 근무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직원들에게 노타이 차림 근무를 허용·권장하고 있다.
필름 원사·IT소재 부품업체인 도레이새한㈜ 구미사업장도 에너지 절감을 위해 에어컨 가동 허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30℃가 넘는 더운 날씨이지만 사원들이 북적대는 식당에도 에어컨 가동을 하지 않는다. 에어컨 가동을 필요로 하는 부서는 사전 신고를 해서 반드시 허가를 받도록 했다. 또 전기료가 싼 심야전기를 이용, 밤에 냉각수를 만들어 저장했다가 낮시간대 공정에 공급하고 있다.
김천산업단지내 ㈜아모레퍼시픽메이크업도 고유가에 대비한 '10% 예산 절감운동'을 펼치는 한편 사무실 실내온도를 26℃로 고정하는 냉방온도 낮추기와 쉬는 시간 전등끄기 등으로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고 있다.
◆자가용 10부제에서 5부제로
직원들의 승용차 운행도 크게 줄이기로 했다. 현대제철이나 동국제강 등 포항공단내 대기업들은 현행 10부제를 조만간 5부제나 3부제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포스코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자가용 3부제를 시행중이다.
또 일부 업체들은 아예 비업무용 차량의 사내 진입을 통제하는 방법으로 승용차 사용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도레이새한㈜ 구미사업장 사원들은 카풀을 확대하고, 차량 운행을 억제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강창수 총무과장은 "전 사원들이 에너지 절약 운동을 다시 펴며 고유가 이겨내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천산업단지내 ㈜두산전자산업도 직원들의 차량 운행 제한을 추진 중이다.
◆죽음의 에너지 절약 운동 전개
포스코의 경우 지난 2000년부터 에너지원으로 석유를 사내에서 추방하는 오일리스(Oilless) 제철소 만들기를 현실화해 경쟁력을 높였다. 다른 철강사들도 전기 외에 경유나 벙커C유 등에 비해 가격이 훨씬 싼 가스연료로 대체하기 위한 설비합리화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동국제강의 경우 유류 소비량이 많은 가열로의 연료를 벙커C유에서 가스로 바꾸기로 했다. 유한킴벌리㈜ 김천공장도 종전에 사용하던 석유나 디젤 연료를 전부 LNG로 대체해 획기적인 연료비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원사·필름·전자재료 등을 생산하는 ㈜코오롱 구미사업장은 '죽음의' 원가 절약방안인 'X-코스트 다운' 운동에 돌입했다. 유가 20%, 원자재 15% 등 총 35%에 달하는 원가 인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원가절감과 품질향상밖에 없다는 것.
김승재 총무차장은 "전 공정마다 '죽음'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원가절약에 총 비상이 걸렸고, 전 사원들은 한등 끄기, 점심시간 PC 끄기 등 에너지 절약 운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재료·직물 업체인 제일모직㈜ 구미사업장 역시 간접비용 절감에 전 사원들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손정호 인사팀장은 "수급자재 및 에너지 절감 등은 그동안 꾸준히 펴오던 것이지만, 워낙 고유가 시대인 만큼 다시 한번 절감할 것이 없나 사업장 곳곳을 돌아보며 사원들에게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포항·박정출기자 김천·강병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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