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제품이 아닌 부품소재 중심의 산업군을 가진 대구경북. 부품소재 산업에 묻혀 '완제품 생산업체들'은 오히려 찬밥신세다. 하지만 최근 일부 완제품 생산업체들이 '지역내에서의 무관심'을 딛고 전국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역 사람들은 지역 업체 제품인줄도 모르고 구입한다"며 섭섭함을 쏟아내면서도 세계 시장으로까지 무대를 넓히고 있다.
현대홈쇼핑을 계열사로 둔 현대백화점은 대구점 진출을 계기로 최근 현대홈쇼핑에서 인기있는 '대구경북지역 완제품 제조업체'를 선별한 자료를 내놨다. 자료에 따르면 생활가전과 가구 제품 등에서 독보적인 매출을 올리는 대구경북 완성품 제조회사들이 눈에 띈다는 것.
다목적 믹서기인 '도깨비 방망이'를 통해 소형 생활가전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구 성서공단 ㈜부원생활가전. 이 회사는 '핸드 블렌드(손으로 다루는 다목적 믹서기)'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 시장에는 브라운, 테팔, 필립스 등 외국의 유명 가전 브랜드들이 진출해 있는데 부원생활가전은 이들 12개 업체 가운데 1등을 달리고 있다.
부원생활가전은 지난해 10월 현대홈쇼핑과 공급 계약을 맺은 이래 올 들어서만 3만개 이상의 도깨비 방망이를 판매, 순식간에 2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 박창영 국내영업팀장은 "부원생활가전이 대구 업체인 줄도 모르고 많은 대구경북 사람들이 구입했을 것"이라며 "중국·대만 진출에 이어 필리핀·아랍에미리트·미국 등에도 판로를 개척하는 중"이라고 했다.
청국장제조기·믹서기 등의 히트상품에 이어 최근엔 홍삼제조기로 생활용품시장에서 또다시 주목받는 대구3공단 엔유씨전자㈜. 이 곳은 전국적으로 이미 이름난 회사다. 지난해 현대홈쇼핑에서만 4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현대홈쇼핑의 전파를 7년 이상 타고 있다.
최근엔 오프라인 매장으로도 진출, 이마트와 하이마트 등 매장에 진열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수출도 본격화, 지난해 1년 동안 했던 수출액(3억여원)을 이미 5월 중반에 달성해 향후 수십억원의 수출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이 곳 김경남 홍보실장은 "법인설립 10년이 지났지만 대구경북 사람들은 엔유씨를 대구업체로 알아보지 못하고 있으나 이제 전국은 물론, 세계에 알려지는 회사가 되고 있다"고 했다.
생활가전 외에도 잉카소파를 만드는 대구 달성군의 에덴주니퍼㈜가 지난해 현대홈쇼핑에서만 56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백화점 측은 "대구경북에 '알짜 완제품 업체'가 즐비하다"며 "2010년 말 대구점을 개장하면 이런 제품들을 최우선적으로 출점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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