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진군 노인요양원, 개원후에도 '말썽'

시공 과정부터 위탁업체 선정까지 부실시공과 특혜시비 논란이 일었던 울진군 노인요양원이 문을 연 후에도 말썽이다.

한 달에 한 명꼴로 직원들이 그만두는 등 개원 6개월 만에 전체 직원 중 30%가 사직하는가 하면 퇴직 직원 가족과 핵심 관리자 간에 법적 다툼을 벌이는 등 여전히 시끄럽다.

◆대선 때 무슨 일이 있었나=26일 모 인터넷 사이트 자유게시판에 올라 온 '억울합니다'란 제목의 짧은 글 하나가 시선을 끌었다. "멀쩡하게 일 잘하고 있는 직장에 찾아온 한나라당 관계자로 인해 남편이 선거법을 위반하게 됐고 결국은 그것으로 인해 퇴사하게 이르렀다. 처음엔 한나라당에선 괜찮을 것이라고 해 놓고 이제와서 서로 발뺌이다. 억울해서 이대로는 못 있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은 지난 20일 사직한 H씨의 부인이 억울(?)한 심정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 간 법적 다툼=지난 3월 26일 모 인터넷 사이트에 '왕빈대'라는 네티즌이 요양원 운영에 문제가 많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며칠 지나지 않아 요양원의 핵심 책임자가 문제의 글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조사 결과 직원 P씨의 남편이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P씨의 남편은 경찰 조사에서 "실제 일어난 일들을 군민들의 알 권리 충족 차원에서 작성했으며 글의 내용엔 전혀 문제가 없다. 문제가 있다면 잘못된 요양원 운영으로 입원환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는데도 이를 묵인하고 있는 군 당국에 있다"고 했다.

◆줄 사직=요양원이 문을 연 것은 지난 해 11월. 26일 현재 6명의 직원이 이런저런 이유로 사직했다. 전체 직원은 원장을 포함해 모두 18명. 한 달에 한 명꼴로 그만둔 셈이다.

◆부실시공에서 특혜시비까지=문제는 시공과정에서부터 불거져 나왔다. 2006년 12월 건물 양측에 각각 위치한 1, 2평 정도의 콘크리트 구조물인 테라스 중 한쪽이 떨어져 나가면서 부실시공 논란이 일었던 것. 시공사는 또 테라스 시공 과정에서 오른쪽(정문에서 봤을 때)만 만들고 왼쪽은 시공하지 않았다가 감리측으로부터 지적을 받자 동절기 공사 중지 기간(2006년 12월 28일~2007년 2월 중순) 중에 시공사가 감리와 감독관 몰래 시공하기도 했다.

민간위탁기관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특혜시비가 일었다. 신청한 5개 법인 중 심사위원들의 채점 평가를 집계한 후 3순위까지만 심의를 해서 위탁업체를 정하기로 했으나 찬반 표결 과정에서 1, 2순위 업체가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했고 이어 3순위를 얻은 현재 운영 업체에 대한 표결을 벌여 4대 4로 가부동수를 얻자 위원장이 3순위 업체를 수탁기관으로 선정했다. 군 조례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업체 모두 과반수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전체를 대상으로 다시 결정해야 함에도 3순위 업체를 선정한 것은 특혜라는 주장이 제기됐던 것이다.

울진군 요양원은 사업비 약 15억원을 들여 원남면 오산리 일대 1천584㎡ 부지에 연건평 1천36㎡(지상 2층) 규모로 건립돼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글·사진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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