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24일 대구에서 전국걷기대회가 열렸다. 대한걷기연맹이 주최하고 대구시걷기연맹이 주관해서 열린 전국걷기대회는 이틀간 전국에서 2만여 명의 걷기 동호인들이 참가, 성황을 이루었다.
대회는 대구스타디움 광장에서 개회식을 갖고 수성못 방면, 불로동 방면 두 갈래 코스로 5, 10, 20, 30㎞ 단위로 진행됐다. 대회라고 하지만 특별한 제한이 없다. 가족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대화하며 걷거나 혼자서 산책하듯 그냥 걸어가는 것이다. 인도를 따라 보행자 신호를 지키며 걷기 때문에 차도를 막는 도로통제도 없다.
반환점을 돌아 도장을 받고 출발지에 돌아오면 완보증을 준다. 마라톤대회에서 주는 완주증과 비슷하지만 그만큼 걸었다는 기록일 뿐이다. 연맹은 개인의 완보 횟수와 거리를 홈페이지에 공개, 누적 관리한다. 일정거리를 넘어서면 시상을 해서 지속적인 걷기를 독려하고 응원하는 것이다.
이번 걷기대회의 슬로건은 '당신의 두 다리가 의사이다'였다. 걷는 것이 최선의 건강 비결이라는 말이다. 또 다른 슬로건은 '뛰지 말고 걸어라'라는 것이다. 이 말을 노골화한다면 '뛰다가 죽지 말고 걸어서 건강하게 살아라'는 말이 된다. 크고 작은 마라톤대회가 150여 개가 될 정도로 전국이 마라톤 열풍에 휩싸여 있다. 마니아만도 200만 명이 넘는다. 그러나 사고가 잦다. 지난 4월 대구 마라톤대회에서도 한 사람이 숨졌다.
조사 논문에 따르면 마라톤 사망자는 5만 명당 1명 수준이다. 결코 어떤 사고, 질병 사망률보다 낮지 않다. 위험한 운동이라 해도 과언 아니다. 마라톤의 기원이 된 옛날 그리스군의 전령도 뛰고 난 직후 죽었다. 한때 붐을 이룬 조깅도 그렇다. 조깅의 전도사로 유명한 미국의 제임스 픽스도 조깅을 하다 죽었다.
뛰기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걷기는 아무나 할 수 있다. 불치병 치료로 유명한 어떤 한의사는 일어설 기력만 있으면 걸으라고 강조한다. 그는 무조건 걷도록 해서 기력을 회복시키고 자신의 처방을 가미해서 중환자를 많이 낫게 했다고 한다. 그 한의사의 주장은 '눕지 말고 걸어라'이다. 서양 의학의 최대 실수는 아픈 사람을 누워있게 만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기름값 폭등으로 가계가 어려워져 가는 이때도 걷기는 필요하다.
김재열 심의실장 sola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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