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릭, 클리닉]과민성 대장증후군

늘 아랫배 불편…설사·변비 되풀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 된다.

김성원(가명'40)씨는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아랫배가 살살 아파오며 잦아지는 설사로 고생이다. 병원을 돌며 각종 검사를 해도 특별한 병명이 드러나지 않아 결국엔 '과민성대장증후군'이란 진단을 받았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위장관 질환 중 비교적 흔한 병으로 대장암이나 대장염 같은 원인질환이 없이 반복되는 복부 불편감'복통과 설사'변비 등 배변습관의 변화를 동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질환을 말한다. 전체 인구의 약 7~15%가 증상을 갖고 있으며 30%는 가족력이 있다.

◆주요증상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나 화가 나고 심하게 걱정스러운 일을 당할 때 명치끝이 아프기 시작해 전체 아랫배로 불편감이 퍼지면서 갑자기 설사가 나기도 한다. 중년의 성인들에게 잘 나타나며 최근에 젊은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약 4배 정도 발병률이 높다. 호소하는 증상을 보면 배가 사르르 아프다가도 변을 보면 편안해지거나 잔변감이 남고 배에 가스가 차며 아랫배 통증과 불쾌감이 대표적이다. 트림과 속 쓰림, 구토가 있고 점액성 대변이 동반된다. 심한 경우 장운동이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나 장 경련이라고 하는 격심한 복통이 생기기도 한다. 간혹 왼쪽 아랫배가 팽창되면서 뭔가 딱딱한 것이 만져지기도 하며 요통'무력감'전신 피로감'두통이 따르기도 한다.

◆진단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염증성'해부학적'대사성 및 종양성 질환이 없어야 하며 적어도 6개월 전부터 증상이 시작됐고 최근 3개월간 △증상이 있다가도 배변에 의해 완화되거나 △배변의 횟수에 변화가 있고 △대변 형태에서 점액성을 띠는 증상이 있어야 한다.

변비가 주된 증상일 땐 단순 복부촬영, 대장통과시간 측정, 항문직장 내압검사, 배변 조영술을 시행할 수 있고 설사가 주된 증상일 땐 수소호기 검사, 대변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복통이 반복되는 경우엔 복부전산화단층촬영과 소장 조영술을 시행한다.

◆치료는 개인별 맞춤치료를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원인이 장관의 운동이상, 내장감각의 변화, 비정상적인 뇌와 장의 상호작용, 정신'사회적 요인이기 때문에 치료는 환자 개인 각각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는 우선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이 없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잘못된 생활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없도록 남을 편안하게 다스려야 한다. 지방질 많은 음식, 알코올, 탄산음료, 카페인은 삼가는 것이 좋다. 약물요법으로 변비가 심할 때는 부피형성 완화제가 이용되며 설사가 심할 때는 로페린을 쓴다. 로페린은 장관 통과시간을 늦추고 수분과 전해질 흡수를 촉진시킨다.

최근 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약으로 각광을 받는 테가세로드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 위장관 운동을 촉진해 변비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허혈성 심장질환의 위험이 있다. 정신과적 문제를 동반할 때는 항우울제를 쓰기도 한다.

또 많은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들의 증상이 소장 세균의 과증식에 의해 유발되는 경우가 있어 이 때는 항생제를 이용해 증상을 좋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치료하는 뚜렷한 방법은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환자가 대장이 기능성 장애를 숙지하고 증상을 일으키는 여러 요인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영남대병원 소화기내과 장병익 교수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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