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인 초록 매실이 올망졸망 붉거나 푸른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겨 재래시장의 한자리를 꿰차고 있다. 필경 그놈들은 주부들에게 간택되는 날이면 투명 유리병 속에서 설탕 또는 소주와 한 몸이 될 팔자임에 틀림 없다.
몇년 전 한 TV의 인기 한방 드라마 영향 탓인지, 아니면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강 효과가 실제로 있기 때문인지 매년 이맘때면 집집마다 '가정용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는 좋은 매실 엑기스, 매실 술, 매실 장아찌 등을 담느라 주부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매실은 봄기운이 가득 담긴 신맛을 띤 열매이다. 매실의 종류는 그 형태와 가공방법에 따라 과육이 단단하고 연녹색의 신맛이 강한 청매, 노란 빛깔의 향이 좋은 황매, 연녹색의 매실을 쪄서 말린 금매, 소금물에 절여 햇볕에 말린 백매, 청매의 껍질을 벗겨 연기에 그을려 검게 만든 오매 등이 있다. 이렇듯 매실은 가공방법에 따라 물성이 바뀐다.
가장 일반적인 매실차는 매실 반에다 설탕을 반 넣어서 수십일간 숙성, 만든 엑기스를 희석한 음료이다. 재료로 쓰이는 매실은 목(木)의 성질을, 설탕은 토(土)의 성질을 지녔으므로 매실 엑기스는 목(木)과 상극인 토(土)를 조합, 부분적으로 상화(相和)한 음식이 된다. 그래서 봄(木)태생 뿐만 아니라 다른 태생이 먹어도 탈이 나지 않게 배합한 음료라 할 수 있다. 매실(木)에다 소주(金)를 부어 만든 매실주는 어떨까? 이 역시 매실의 강한 목(木) 기운을 상극인 금(金) 성질을 가진 소주로 중화시켜 체질적 영향을 덜 받게 만든 술로 보면 된다.
이와 달리 매실의 신맛을 그대로 보존해서 만든 매실 식초가 있다. 매실 식초는 목의 기운이 강한 음식이다. 즉 봄(木)태생에게 가장 좋고, 여름(火)과 겨울(水) 태생에 좋지만, 늦여름(土)과 가을(金) 태생은 반드시 피해야 하는 음식으로 분류된다.
매실을 소금(水)이나 간장(水)에 절인 장아찌의 경우도 역시 봄(木)과 겨울(水) 태생에게는 좋은 음식이지만 늦여름(土) 태생에게는 좋지 않은 음식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런 결과로 볼 때 매실은 가공방법뿐만 아니라 재료의 배합방법에 따라 그 물성이 달라지고 맞는 체질도 제각각이다. 봄(木) 태생을 위해서는 매실에다 솔잎(木)을, 겨울(水)태생에겐 산수유(水)나 오디(水) 등을 추가해서 매실 차나 매실 주를 만든다면 훨씬 더 좋은 건강음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가을(金)이나, 늦여름(土) 태생이라면 굳이 매실(木)보다는 돌복숭아인 개복숭아(金)를 사용해 매실과 똑같은 방법으로 설탕이나 술에 담가 음용하는 게 건강에 유익할 뿐더러 자연의 이치에 맞다고 볼 수 있다. 5계절5체질 연구가
●체질에 맞는 엑기스
봄(木) 태생
입춘(2월4일)~입하(5월5일)
매실 엑기스 + 솔잎(木) , 火와 水의 엑기스
여름(火) 태생
입하(5월5일)~하지(6월21일)
매실 엑기스 + 복분자(火), 木과 土의 엑기스
늦여름(土) 태생
하지(6월21일)~입추(8월7일)
개복숭아 엑기스 + 감초(土), 火와 金의 엑기스
가을(金) 태생
입추(8월7일)~입동(11월7일)
개복숭아 엑기스 + 박하(金), 土와 水의 엑기스
겨울(水) 태생
입동(11월7일)~입하(2월4일)
매실 엑기스 + 오디(水), 산수유(水), 木과 金의 엑기스
※ 날짜는 모두 양력이며, 출생년도에 따라 1~2일 차이가 있음.
예)1945년 3월14일 생→ 봄(木) 태생, 木체질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