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세계 주식 시장이 몹시 흔들렸다. 때문에 대다수 주식형펀드가 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해외주식형 펀드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한국펀드평가가 지난 27일을 기준으로 해외 주식형펀드의 유형별 수익률을 조사하자 펀드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차이나펀드의 대안 투자처로 지난해 화려하게 조명됐던 베트남 펀드가 큰 손실을 내면서 투자자들의 가슴을 태우고 있다.
◆러브(LOVE)펀드, 러브하고 싶어!
올 들어 브라질펀드와 러시아펀드가 가장 잘 달리면서 두 펀드의 합성어인 '러브(러시아의 러, 브라질의 브)' 펀드의 힘을 확신시켜줬다. 브라질펀드는 21.08%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러시아펀드 역시 올초 이후 9.20%의 수익률을 쏘아올리면서 투자자들의 기대에 보답했다.
두 나라가 선전한 것은 유가와 금값 폭등 등 상품 가격 인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풍부한 자원을 갖춘 이들 나라는 국제 상품 가격이 크게 오르자 '돈'이 밀려들어 왔고 기업들의 수익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욱이 브라질의 경우,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까지 이뤄지면서 날개를 달았다. 지난달 30일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푸어스(S&P)는 브라질 국가 신용등급을 'BB+'에서 'BBB-', 즉 투자등급으로 상향했다. 브라질 경제는 2년 연속 5%대 성장률을 나타내는 중이다.
세계 각국 언론들은 "브라질 주식시장이 가장 유망하다"는 보도를 잇따라 내놓고 있고 채무불이행 우려로 한때 투자자들의 기피 대상이었던 브라질 국채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증권이 브라질 국채를 팔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향후 전망도 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원 부국인 러시아인만큼 최근 급등하는 원자재 가격이 이 나라 경제를 떠받칠 수밖에 없다는 것. 골드만삭스는 러시아의 지수가 현재보다 20% 이상 오를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한편 중동·아프리카펀드도 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 수혜를 보면서 연초 이후 6.68%의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베트남이 미워…중국·인도도 야속해
지난해말부터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펀드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그런데 브라질과 러시아펀드가 좋았지만 중국과 인도는 올 들어 투자자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연초 이후 친디아펀드는 마이너스 21.60%의 수익률을 냈다. 중국펀드는 -18.47%, 인도펀드 역시 -19.43%의 저조한 수익률을 냈다.
중국은 최근 증시가 다소 반등했지만 올 들어 지수가 최고점 대비 50% 이상 내렸다. 인도 증시도 좀처럼 힘을 되찾지 못하고 있고, 일부 언론은 "인도 증시에서 30억달러 이상의 펀드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언급, 인도 증시의 향후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한때 중국 펀드의 대안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베트남 펀드는 중국과 인도를 능가하는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베트남 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 34.29%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올 들어 호찌민증시 VN지수는 54%나 내렸고, 이달 들어서도 18%에 이르는 하락폭을 기록했다. 베트남은 '경제 위기설'이 나돌고 있으며 상당 기간 펀드 수익률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못난이 펀드'로 불렸던 일본 펀드는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탈피하지 못해 연초 이후 7.15%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펀드는 장기 투자
원자재 등 상품 가격 급등에 기대 브라질과 러시아펀드 등에 향후 추가 자금을 넣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충고가 나오고 있다. 국제상품가격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6개월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브릭스의 인기는 여전할 것이고 전망도 나쁘지 않다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브릭스펀드는 연초 이후 3.65%의 플러스 수익률을 올려냈다.
미래에셋 금융프라자 강성곤 대구 상인지점장은 "대다수 투자자들이 펀드를 장기의 개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 수익률로 봐서는 중국 펀드의 전망이 여전히 좋다"며 "단기 수익률에 얽매이지말고 몇년 후 해당 나라의 경제를 잘 내다보고 펀드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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