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아시아 문학포럼' "동해 고래 보호하자"

문인 80명 선언문 채택

'예로부터 경해(鯨海·고래바다)로 불리던 대한민국 동해를 비롯해 아시아를 회유하는 국제보호동물인 고래보호에 적극적인 지지를 선언하며 아시아의 모든 바다가 신화와 생명의 바다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지난 28일부터 사흘간 포항에서 개최된 '아시아 문학포럼'에 참가한 아시아 각국의 대표 문인들이 동해를 비롯한 한반도 주변 수역에서 유영하는 고래떼를 보호하자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 선언문에는 고은 시인과 소설가 현기영·이대환씨 등 국내 대표 문인 50명과 휴틴 베트남 작가동맹서기장, 키시와르 나히드 전 파키스탄 국립예술협회의장 등 18개국 작가 80명이 서명했다.

이들 문인들은 최근 포항 구룡포와 울산 장생포 등 동해바다를 끼고 있는 일부 지역 자치단체와 어민단체들의 ' 개체수 증가에 따른 어자원 고갈과 그물 등 어구손상의 주범'으로 고래를 지적하며 '솎아내기' 차원의 부분적인 고래잡이를 허용해 달라는 주장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고래보호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선언문에 담았다.

몽골의 여류 소설가 울찌툭스씨와 함께 선언문을 대표 발의한 정일근(한국작가회의 이사) 시인은 "한반도 연안 고래는 불과 100년 전의 무자비한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몰렸다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정도인데, 이를 다시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것은 우려할 일"이라며 "고래는 보호할 대상이지 결코 포획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문인들이 분명히 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동해안 지역에서는 지난해 포항 구룡포 어민들이 당시 해양수산부에 "돌고래 개체수가 너무 늘어 더 이상 보호할 실익이 없다"며 부분적인 포경허용을 요구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울산 남구청장을 비롯한 상당수 울산 시민들이 제한적인 포경허용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고래를 잡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한편 이번 아시아 문학포럼은 포스코 청암재단 주최와 계간 문예지 '아시아'의 주관으로 '아시아, 소멸의 이야기에서 생성의 이야기로'라는 주제로 30일까지 포항에서 열렸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