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훌쩍 뛰어 넘어 150달러에 육박하고 있으며, 아주 가까운 장래에 이 선도 쉽게 넘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97% 이상의 에너지 자원을 해외에 의존하고, 연 1000억달러대의 에너지를 수입하는 우리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과거에도 에너지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상황은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심각하고 우리 경제에 결정적인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BRICs 같은 인구 대국의 빠른 경제 성장으로 에너지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 인류사회의 에너지 수요가 점점 증가하는 상황에서 석유 등 현재 주력 에너지의 이용 한계는 국가경제를 넘어서 국가 생존을 위한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국제적으로 매우 민감한 현안이 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해서 에너지 자원 빈국은 에너지 안보가 곧 국가 안보라는 등식이 성립되기 때문에 그 심각성은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가의 운명이 달려있는 에너지 자립의 방법은 없는 것인지? 위기가 기회라는 말과 같이 고유가 시대에 범국가적으로 100년 대계의 에너지 자립 안을 만들어 보자.
에너지 자립에는 2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첫 번째로 자원에 의존하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두뇌에 의존하는 방법이다. 자원에 의존하는 방법이 불가능한 것은 오늘과 같은 고유가 행진이 계속될 뿐만 아니라 아주 가까운 장래에 자원의 고갈에 직면하게 되며 동시에 기후변화 같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이 더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반면 원자력이라는 에너지는 자원보다는 인간의 두뇌가 만드는 고밀도 두뇌 에너지로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5%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97% 에너지를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가 40%의 전기를 원자력 발전으로 공급함으로 세계에서 가장 값싸고, 가장 양질의 전기를 공급해 조국 근대화에 큰 기여를 했다는 사실이다. 그뿐인가, 원자력산업에 관련되는 최첨단 설비, 건설, 철강, 기계, 재료, 화학, 전자,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여러 분야에서 국내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국제사회에서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한몫을 단단히 해왔다. 한국의 원자력계는 불과 4반세기 만에 無(무)에서 有(유)를 창조하는 원자력 발전 선진국으로(G-6) 발돋움하였으며, 훌륭한 원자력 기술(hardware/software)과 고급인력을 보유한 나라가 되었다.
비록 에너지 자원은 전무하지만 마르지 않는 고급 인력자원을 가진 우리의 선택은 '원자력 기술만'이라는 답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원자력 기술을 활용하여 영원히 마르지 않는 '원자력 유전'을 우리 힘으로 만들자.
원자력은 최소한의 자원을 이용해서 최대한의 에너지를 생산하고, 최소한의 폐기물을 배출하는 고밀도 청정에너지이다. 원자력은 무게당 에너지 밀도가 화석 에너지에 비해서 100만 이상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민에게 권하고 싶은 것은 원자력 발전을 현재 40%에서 적어도 70%까지 올리자는 것이고, 국민이 염려하는 원자력의 안전에 대해서는 이 땅의 원자력 과학기술자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맡기라고 부탁하고 싶다. 국민들이 꼭 알아야 될 것은 과학기술자들은 모든 과학에서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특히 원자력 과학기술자들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원자력 시설의 안전한 운전과 보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현재 우리가 당면하는 화석 에너지의 위기를 잘 승화시켜 먼 훗날 우리들의 후손들이 원자력이라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충분히 쓸 수 있는 에너지 부국을 만들기 위해서 이 땅의 원자력 기술자들은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원자력은 인류 최첨단 과학기술이 만든 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원일 뿐더러 고갈되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불확실성 시대의 미래에 우리들의 후손을 위해서 영원히 함께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모든 지혜를 모으자.
장인순 한국원자력연구원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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