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회관에도 '명당'이 있다."
18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의원회관 배정을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의원회관에는 전망이 좋은 이른바 '로열석'이 있는가 하면 'ㄷ'자로 꺾인 구석진 곳에 위치해 있어 햇볕이 잘 들지않는 '기피석'도 있다.
의원회관은 각당 원내대표실에서 배치한다. 무소속 의원은 국회의장이 배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무실 배분에는 '장유유서' 원칙이 철저히 지켜진다. '로열석'은 중진들이 우선 차지하고 초선 의원은 구석진 방을 배정받는 것이 불문율로 되어 있다.
선수가 높은 중진들은 6~8층 등의 고층을 선호한다. 초선들은 상대적으로 2층 등 저층을 배정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18대 총선에 불출마한 강재섭 대표 등의 사무실은 눈독을 들이는 의원들이 쏠리는 명당 중의 명당으로 꼽히면서 경쟁률이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입주한 의원들이 연속 낙선한 사무실은 드러내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꺼리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한다.
정종복 전 의원이 사용하던 444호가 그런 곳이다. 4자가 겹쳐진 이 방을 쓰던 정 전 의원과 16대 김낙기 전 의원이 모두 단명에 그쳤기 때문에 불운한 방으로 비치는 모양이다. 이번에 이 방을 배정받은 무소속 유성엽 의원 측은 애써 그런 '징크스'에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국회의사당 본관과 잔디광장이 내려다보이는 데다 멀리 한강까지 시야가 활짝 트인 7층의 716~730호라인은 의원회관에서 최고의 명당자리로 꼽힌다. 그래서 중진들이 포진하고 있었는데 이번 총선에서 야당 중진들이 대거 낙선함에 따라 주인이 바뀌었다.
3선의 이병석 의원(727호)과 재선의 주성영 의원(729호) 등 지역의원들이 입주에 성공했고 6층을 쓰던 이 대통령의 측근 정두언 의원도 7층(728호)으로 '영전'(?)했다.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 6선의 친박연대 홍사덕 의원은 736호, 한나라당 이철우 의원은 710호에 입주했고 무소속 정해걸 의원은 의성 출신인 정창화 전 의원이 사용하던 709호에 입주, 묘한 인연을 이어갔다. 재선의 정희수 의원도 708호에 자리 잡고 있다.
재선의 장윤석 의원(825호)은 8층 로열석으로 자리를 옮겨 이명규 의원(812호)과 김성조 의원(826호) 등 지역 의원들과 같은 층을 쓰게 됐다. 그러나 재선 이상 지역의원들은 대부분 사무실을 옮기지 않았다.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837호)과 배영식 의원(836호), 무소속 김광림 의원(831호)이 8층에 자리 잡음에 따라 10여명의 지역의원들이 7, 8층에 몰렸다. 대구시당위원장을 맡은 서상기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쓰던 638호를 고수했고 조원진 의원은 521호에 배정됐다. 이 대통령이 썼던 312호는 정의화 의원이 계속 머물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경선 일정 완주한 이철우 경북도지사, '국가 지도자급' 존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