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초교생 성폭행사건 재수사 문제 많다

초등학생 집단 성폭행 혐의로 지난 4일 경찰에 구속됐던 중학생 3명이 28일 검찰에서 기소직전 풀려났다. 검찰은 가해자 중 구속된 중학생들이 범행 사실을 부인하자 PC방의 CCTV(폐쇄회로TV)를 찾아냈고 여기서 이들의 알리바이가 성립된 것이다. 멀쩡한 중학생들이 추악한 성폭행범으로 몰려 24일 동안 구속돼 있었다는 얘기다.

대구 모 초교에서 초교 여학생들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21일이었다. 사건을 맡은 대구 서부경찰서는 초교생 8명을 집단 성폭행한 초'중학생 11명 중 중학생 3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경찰 수사과정에서는 물론, 영장 실질심사에서도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피해자와 동료 가해 학생들도 이들을 가해자로 지목했었다.

경찰은 재수사할 모양이다. 석방된 중학생들이 가해자임을 확신하는 듯하다. 경찰이 실제 사건 발생 날짜를 잘못 확인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오랫동안 계속돼오던 성폭행 사건임에도 개별 사건으로 취급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더구나 피의자의 사건 당일 행적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수사의 기본도 모른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무엇보다 경찰 재수사로 아물어가던 피해 학생들의 상처가 덧나게 생겼다. 재수사와 재판 과정까지 이어질 피해자들의 고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건이 성폭행 사건인데다 피해자들이 모두 초교생들이어서 증거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 피해자 대부분이 피해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진술을 거부해 수사가 애를 먹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들을 보호하면서 실체를 파악하는 경찰의 현명한 수사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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