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너도나도 "마봉춘"…누구기에?

'마봉춘 파이팅!' '마봉춘 최고!' '마봉춘 대실망이다'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가히 마봉춘 전성시대. 마봉춘은 도대체 누구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봉춘은 'MBC(문화방송)'를 뜻한다. 풀어보자면 '마(M) 봉(B) 춘(C)'이다. MBC가 왜 마봉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을까.

사연은 이렇다. 2005년 12월 24일, 이날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방송된 '강력추천 토요일'의 한 코너인 '퀴즈의 달인'에서 한 여자 아나운서가 얼굴을 숨긴 채 목소리로만 문제를 냈다. 출연자들은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계속 물었지만, 여자 아나운서는 "사내방송입니다. M.B.C"라고만 대답했다. 두번째 방송에서도 이 상황은 되풀이됐다.

출연진들 사이에서 추측이 시작됐고 '문병춘' '문봉춘'에 이어, 개그맨 이윤석이 "마봉춘씨"라고 외친 것이 폭소를 유발시키며 목소리의 주인공은 촌스럽지만 친근한 어감을 가진 '마봉춘'으로 굳어져 버렸다.

네티즌들도 마봉춘의 정체 찾기에 동참했다. 끈질긴 추적 끝에 이듬해 MBC의 나경은 아나운서가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고, 결국 2006년 2월 2일 밸런타인데이 특집 녹화에서 그녀가 마봉춘임이 공개됐다. 나경은 아나운서는 방송인 유재석의 연인으로 알려져 있다.

마봉춘은 미국 쇠고기 수입 파동 등 민감한 현안에서 PD수첩, 뉴스데스크, 100분토론 등으로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네티즌들의 성원과 지지, 질책을 담은 MBC의 별칭으로 자리를 잡았다. 급기야 MBC는 주말극 '천하일색 박정금'에 마봉춘이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탤런트 이매리가 맡은 마봉춘 교수는 주인공 정용두(손창민)의 형 용두(박준규)와 코믹커플로 나온다.

마봉춘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증은 현재 진행형이다. 네티즌들은 PD수첩 게시판에 '국민의 편에서 힘이 되어준 마봉춘 존경한다'는 등의 성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마봉춘 싫어했는데 이제는 마봉춘이 제일 좋아졌다. 진정한 개념방송국 MBC'라는 고백처럼 안티마저 껴안아버린 마봉춘을 향한 네티즌들의 사랑은 어디까지 계속될까.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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