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경제 갈수록 '약골'…국내총생산↑·국민총소득↓

우리 경제의 내실이 약화되고 있다.

밖에서 볼 때 경제 전체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국민들의 지갑 두께는 오히려 얇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급등한 국제유가를 비롯해, 국제원자재 가격의 폭등이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오전 내놓은 '2008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5.8% 성장했다. 제조업 수출실적이 높게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리 수출을 이끌어주는 IT산업이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14.6%의 증가세를 이뤄냈다.

하지만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분기에 비해 1.2% 감소했다. 이는 2003년 1분기 -1.6% 이후로 최대폭 감소. 실질 GNI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2.0% 이후로 3분기 1.5%, 4분기 0.2% 등으로 꾸준히 악화했다.

교역조건이 나빠지면서 실질 무역손실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 실질 국민소득이 감소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수입물품의 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수출대금은 상대적으로 싸지면서 실질무역 손실액이 1분기 27조4천억원을 기록,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1/4분기 지출별로는 건설투자(-1.4%)와 설비투자(-0.4%), 정부투자(-0.2%), 재화수출(-1.8%) 등이 모두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다.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든 것은 물론, 민간소비 역시 얼어붙고 있다. 민간소비는 전분기에 비해 0.4%,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민간소비의 전기 대비 증가율은 2004년 3/4분기(0.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신·의료 및 보건소비지출의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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