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쇠고기 촛불집회에 여권이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청와대에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을 요청하면서 국정쇄신 방안을 건의했고 한나라당도 국회의장 경선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대대적인 국정쇄신의 필요성을 둘러싸고 뒤늦게 난상토론을 벌였다. 촛불집회의 배후에 야권이 있다는 인식을 하던 얼마 전의 자세와는 180도 달라졌다.
복당문제의 해법을 둘러싸고 강 대표와 홍준표 신임 원내대표 간의 인식 차이도 갑작스럽게 해소됐다. 이는 지난 주말 전국으로 확산된 촛불집회가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한 결과다.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국정운영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지적을 전형적인 '뒷북치기'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촛불집회를 직접 지켜 본 한 핵심 당직자는 "난감하고 망연자실하다"고 당 분위기를 전달했다. 홍 원내대표도 1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성났을 때는 항복을 해야 한다. 이기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청와대 회동은 이런 당의 위기의식에 청와대가 공감하면서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2일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현재의 민심이반은 자칫하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지경"이라고 지적하고 "일부 장관 교체를 골자로 한 인적쇄신은 물론, 재협상에 준하는 정도의 쇠고기 대책과, 고유가 대책 등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의원들은"대통령이 발표할 국정쇄신책이 미흡할 경우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민심수습용 국정쇄신 방안과는 별도로 3일 정부 측과 고위당정회의를 열어 고유가와 물가안정 및 지방대책 등에 대해서도 당의 입장을 전달하고 관철시킨다는 방침이다.
당 대표 경선 후보인 박희태 전 의원과 정몽준 최고위원 등 당 중진들이 최근의 민심이반 상황에 대해 이렇다할 의견을 개진하지 않는 것과 관련, "당권경쟁에 몰두하고 있을 뿐 정국상황에는 나 몰라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당내비판도 일고 있어 주목된다.
당주변에서는 일부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경질로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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