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공장'의 몸값이 훌쩍훌쩍 뛰고 있다.
공장 용지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원활한 인력 수급을 위해 도심 지내 진입하려는 공장은 갈수록 늘면서 땅값이 해마다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4, 5년 전과 비교하면 대구 도심 지역 내 공장 가격이 두 배 이상 상승한 곳이 많다"며 "부동산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상승률이 가장 가파른 종목이 공장"이라고 밝히고 있다.
◆얼마나 뛰었나
최근 열린 대구 지법 경매 법정. 북구 노원동 공장 용지 490㎡가 물건으로 등장하자 유찰 없이 바로 감정가의 102% 수준인 3억6천200만원에 낙찰됐다.
3.3㎡(1평)당 가격이 244만원으로 대구 지역 내 웬만한 주거 지역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서 낙찰된 것.
하지만 시계를 3년 전으로만 돌리면 상황은 딴판이다.
지난 2004년 8월 경매 물건으로 나온 북구 노원동 공장 3천㎡의 경우 2회 유찰 끝에 감정가의 56% 수준인 10억7천여만원에 낙찰됐다. 3.3㎡(1평)당 가격이 불과 117만원. 이 물건은 부지 외에 3층 공장 건물과 기계를 포함하고 있어 실제 땅값은 100만원 정도에도 미치지 못했다.
리빙경매 하갑용 대표는 "공장은 법원 경매에 잘 나오지도 않을 뿐더러 입찰이 되면 대다수 물건의 낙찰가격이 감정가의 100%를 넘고 있다"며 "경매가를 기준으로 볼 때 몇 년 전에 비해 몸값은 두세 배 이상 뛰었다"고 밝혔다.
경매뿐 아니라 일반 부동산 시장에서도 '공장' 가격은 고공행진을 기록중이다.
달서구 성서공단과 북구 3공단, 서대구공단 등 도심지내 위치한 공장 가격이 대부분 지난해부터 3.3㎡당 200만~30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도심 공단 중 가장 인기가 좋은 3공단 지역의 경우 준공업 지역으로 풀리면서 3.3㎡당 가격이 400만원을 호가하고 있으며 대도로를 접한 노른자위 땅은 50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성서 지역 부동산 업소 관계자는 "대로변 공장은 3.3㎡당 350만원, 소로를 접하고 있는 곳도 최하 15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며 "성서 공단 분양 가격이 30만원에서 70만원 인것을 감안하면 10여 년 동안 땅값이 수직 상승했다"고 밝혔다.
실제 대구시가 지난달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 단지 내 공장 부지는 분양 당시에 비해 천정부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3년간 분양했던 성서 4차 단지의 경우 1㎡당 가격이 20만2천원이지만 현재 가격은 58만원 정도로 세배가 상승했으며 1㎡당 분양가격이 22만이었던 삼성상용차부지는 62만5천원으로 급등했다.
특히 1980년 전후 분양 단지는 수십 배씩 가격이 오른 상태.
88년에 마지막 분양을 했던 서구 비산동 염색공단 부지는 1㎡당 분양가가 2만원이었지만 현 시세는 90만원으로 무려 45배가 폭등했으며 78년에 분양했던 서대구공단은 1㎡당 2천100원 정도에 분양했지만 현재 최고가는 121만원으로 3.3㎡(1평)가격이 363만원에 이르고 있다.
◆고공행진 계속될 듯
도심지 공장 몸값이 오르는 것은 인력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다 물류 비용도 외곽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때문.
달성공단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박모(47)씨는 "갈수록 인력난이 심해지고 있어 업체 입장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손쉽게 구하는 것이 경쟁력"이라며 "농공공단은 인력 수급에 있어 도심지보다 상대적인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정부가 투기 방지 차원에서 주택과 나대지에 대해 각종 규제와 중과세를 물리면서 부동산 시장 여윳돈이 '공장 부지'로 몰리고 있는 것도 최근 나타나고 있는 현상.
특히 공장 몸값 상승은 수급 불균형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대구 지역 내에 10개 산업단지 2천344만1천㎡가 있지만 70% 이상이 지난 80년대 이전 조성된 단지인데다 2000년 이후 조성 공사에 들어가 공급된 곳은 달성 2차 산업단지 한곳에 불과하다.
또 향후 공급될 산업용지도 시기적으로 볼 때 크게 많지 않아 공장 몸값은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가 조성중인 산업용지는 이달부터 부지 분양에 들어간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16만5천㎡)와 달서구 성서 5차(147만3천㎡), 달성군 현풍 테크노 폴리스(726만9천㎡)등 3개 지구에 이르지만 현재 부지 조성 공사가 진행중에 있어 입주 시기가 빨라도 2010년부터 가능하며 가장 면적이 넓은 테크노폴리스는 2015년에 입주가 가능하다.
이시아폴리스 관계자는 "일부에서 땅값이 비싸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26일 산업부지 판매 공고가 나간 이후 하루 상담 건수가 10여 건을 넘고 있다"며 "현재 추세로 본다면 초기 계약률이 60~70%는 쉽게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공장 부지 가격 상승은 대구뿐 아니라 부산과 울산, 창원 등 대도시에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부동산 업계에서는 공장 땅값 상승이 2010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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