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료값 2만원시대…100% 인상 설에 사재기도

생산업체 공급가 인상 요구로 품귀

국내 비료업체들의 요구에 따라 조만간 비료 가격 2만원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소식에 일부 농민들이 화학비료 사재기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품귀현상까지 빚어져 농촌에 비료파동이 확산될 조짐이다.

국내 비료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라 화학비료 공급가격 인상을 요구하면서 비료 공급을 중단, 대리점마저 비료 품귀현상을 빚는 등 비료 수급체계에 문제가 발생한데다 일부 농민들이 가격 인상에 대비해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사재기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일부 농가들은 비료를 확보하지 못해 영농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12월 화학비료 가격이 평균 24% 상승한 데 이어 또다시 인상되면 농민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의성지역 농협 주변에서는 오는 5일경 평균 1만2천~1만3천원인 비료값이 다시 100%쯤 인상되고, 연말에 또 한차례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농민 박진철(54·의성 봉양면 안평2리)씨는 "고유가에다 농산물 값이 폭락해 폐기 처분을 하는 등 어려움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비료값까지 또 대폭 인상이라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안동지역 최대 곡창지대인 풍산들에서 3천여㎡의 쌀농사를 짓는 김정환(63·안동 풍천면)씨는 "일손이 부족해 논물만 가득 들여놓고 아직 모내기를 못했는데 비료마저 살 수 없어 고민"이라며 "발효퇴비 등 대체비료 구입과 사용법이라도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농업경영인 경북도연합회(회장 이일권)는 2일 오후 농협중앙회 경북본부 앞에서 집회를 갖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및 한미 FTA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비료가격이 다시 인상되면 영농 포기와 함께 농촌 붕괴가 이어질 것"이라며 "농협 점거와 남해화학 봉쇄 등 강력한 연대투쟁으로 비료 가격 인상 저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엄재진·이희대·이상헌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