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내일 받아들 취임 100일 성적표가 참담하다. 각 여론조사기관이 오늘 일제히 발표한 대통령 지지율은 20%를 간신히 턱걸이하고 있다. 정권이 걸음마도 채 떼지 않은 상태서 이처럼 국민의 실망감을 산 경우는 없었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 틀어졌는지 처음으로 돌아가 하나하나 따져야 할 판이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은 첫 단추를 잘못 꿴 데서 비롯하고 있다. 인수위 시절부터 국민정서와 거리를 보이더니 새 정부 인사에서는 국민여론을 완전히 등지는 쪽으로 나갔다. 미국 쇠고기 수입 타결도 그런 무신경이 빚어낸 결과였다. 지금 국민이 실망하고 화를 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연일 벌어지는 시위에는 쇠고기 수입 반대도 반대겠지만 국민을 '섬기겠다'고 한 약속이 빈말로 여겨진 그런 불만이 합류하고 있는 것이다.
첫 단추가 잘못이면 볼 것도 없이 다시 꿰야 한다. 그래야 바로잡힌다. 정권 전체의 면모를 일신하지 않고서는 지금 같은 국민 불신이 잦아들지 의문이다. 대통령 자신부터 잘못한 부분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에게 도움을 호소해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우회하거나 땜질처방으로 넘어가려 해서는 정말로 총체적 난국을 맞을 수 있다. 쇠고기 문제도 대통령이 다시 한번 나서 소상히 설명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짚어가며 설득해야 한다. 광우병같이 비합리적 주장이라도 그게 통하는 민심이라면 어쩌겠는가. 끝까지 불만을 녹이려는 노력 외에 달리 방도가 없다.
이 대통령에게 지금 절실한 것은 신뢰의 회복이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불신을 받으면 나라가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 국민의 실망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정권을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가 절박한 시점이다. 곧 발표하는 국정 쇄신에는 대통령을 빼고 다 바꿀 수 있다는 대오각성이 담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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