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은 가끔 자신들을 노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예가 되느냐, 경제적 주체가 되느냐는 얼마만큼 능동적으로 살아 가느냐에 달린 게 아닌가요?"
국내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시장(2012년까지 4조원 예상)의 9할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엔백(주) 하천용(50) 사장은 이 같은 생활신조를 갖고 산다.
그의 사업성공의 바탕에는 두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번째는 중학교 3학년때 '놀았던(?)' 사건이다. 결국 대구상고 입학시험에 떨어져 중앙상고에 들어갔으며 그후부터 의미있는 인생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카투사 입대를 계기로 영어공부에 빠져들었고, 이게 힘이 돼 주한 영국대사관 사무관으로 취직하게 됐다. 주한 스웨덴대사관 상무관으로 옮긴 뒤부터는, 스웨덴으로 자주 출장가는 기회를 이용해 선진 기술을 국내에 소개했다. 임플란트, 잠수함 엔진 등 그가 국내에 소개해 성공시킨 아이템은 500개에 이른다고 한다. 하 사장이 상무관을 그만두고 개인 사업에 뛰어들때는 스웨덴의 관련 기업들이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고 한다.
두번째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보니 사업실패로 전 식구가 6.6㎡(2평)짜리 방에서 살아갈 정도로 어려웠다. 이를 보고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고 마음 먹었단다.
부친의 사업 실패는 또 그가 사업을 시작한 후 현금 결제만 하고 어음·수표 발행, 은행 융자 등을 일절 하지 않은 이유가 됐다. 이때문에 부도사태가 잇따르던 외환위기 때도 오히려 회사를 더욱 튼튼하게 성장시킬 수 있었던 동력이 됐다.
하 사장의 회사경영 방법은 독특하다. 우선 사내 회식자리를 가능한 한 줄인다. "매일 만나는 식구들끼리 저녁에 또 무슨 술을 먹습니까.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게 더 효과적입니다."
그는 "자기계발에 성공해 타 회사로 스카우트 되는 직원은 대환영"이라며 "그래야 본인의 능력도 올라가고 회사 이미지도 높아진다"고 했다.
하지만 업무스타일은 철저히 자율적이다. 점심 시간이 지나 인터뷰를 마치고 사장실을 나오자, 여직원을 비롯한 전 직원이 먼저 자리를 비웠을 정도였다.
엔백의 직원 55명 전원은 엔지니어 출신이다. 연구와 기술개발만 할 뿐 비서실 여비서도, 경리도 없다. 회사는 일만 하면 되지 자금출납과 경영자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회계문제는 아웃소싱(외주)하고 있다.
하 사장은 "이젠 사람을 키우고 싶어요. 제대로 된 생각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을 많이 만나 사회의 건전한 일꾼으로 만드는 게 노후에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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