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의 노트] 창의적 글쓰기란?

가끔 교실에서 쓰기 활동을 시켜놓고 학생들의 활동 장면을 찬찬히 살펴보곤 한다. 어려운 시험지를 받아든 수험생처럼 한참 허공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생각에 잠겨있는 학생, 삐뚤삐뚤 틀린 글씨지만 제법 진지하게 자기 생각을 글로 풀어내고 있는 학생, 계속해서 나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하면서 글을 써가는 학생, 잘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아주 편안한 표정으로 술술 글을 써내려 가는 학생 등.

글을 창의적으로 써보는 경험을 주기 위해서는 먼저 다양한 예시글, 즉 관련된 읽을거리들을 충분하게 제공해야 한다. 쓰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실수하기 쉽거나 생각해볼 만한 점들을 함께 알려 주는 것이 학생들의 체계적인 글쓰기 연습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영상 매체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은 쓰기 활동 자체에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쓰기를 아주 번거롭고 골치 아픈 사고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과 글로 친해지기 전까지 서로가 많이 힘들어하기도 한다. 특히 스스로 글을 잘 못 쓴다고 생각하는 것이 최대의 적이다. 학부모들 또한 쓰기 지도는 다른 것에 비해 유난히 도와주기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그러면 학생들의 창의적인 글쓰기를 학교와 가정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도와줄 수 있을까. 먼저 '생각열기' 단계에서 다양한 창의성 사고기법들을 접목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라면 쓰기 전에 마인드맵이나 브레인스토밍 등과 같은 방법들을 활용해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들을 자유분방하게 나열해보는 것이 좋다. 아니면 먼저 말하도록 한 뒤 그 중에서 학생이 글로 표현하고 싶은 글감들을 스스로 선정해 보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학생들의 쓰기 과정에서 여러가지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잡아주거나 좋은 글에 대한 적절한 기준을 제시해주는 것도 좋다. "잘 좀 생각해 봐", "왜 그렇게 밖에 못쓰니", "글씨가 이게 뭐니" 등으로 비난하면 학생들은 점점 더 쓰기에 흥미와 자신감을 잃게 된다.

사실 '쓴다'라는 것은 상당히 개인적인 일이다. 그렇기에 개개인의 학생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지도해야 한다. 창의적 글쓰기에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소수의 학생들을 세밀히 관찰해 보면 독서 경험이 풍부하고 천성적으로 호기심이 많다. 또 평소 생각을 다양한 방향으로 하고, 매사에 긍정적이며 자신감이 넘치고 재치가 있거나, 세밀한 관찰력이 있는 꼼꼼한 성격, 다른 사람들과 대화나 토론을 즐기는 경우들이 많다.

이를 바꾸어 생각하면 학교나 가정에서 학생들이 그러한 성향을 가질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준다면 자녀들도 창의적인 글쓰기에 몰입해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경우에는 자기표현의 욕구가 강렬한 시기이긴 하지만 방법 면에서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사나 주변 사람들의 격려나 지도, 적절한 보상이 필수적이다.

최금희(대구 학남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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