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학고·과학영재학교 입학 전략

올림피아드 수상보다 내신관리에 전력을

과학고나 과학영재학교에는 어떤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을까? 내신은 상위 몇 %에 들어야 하고, 각종 대회 수상 실적은 얼마나 돼야 하는지 등 궁금한 게 한 둘이 아니다. 이들 학교들이 정확한 입시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08학년도 대구과학고와 한국과학영재학교의 입시 결과 분석을 통해 이들 학교의 준비 요령을 정리했다.

◆대구과학고

이 학교에 입학하려면 대체로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이 있거나 내신성적이 뛰어나야 한다. 올림피아드의 금상 정도는 받아야 합격 안정권에 들고, 은상 이하는 내신도 함께 챙겨야 한다. 하지만 전국 규모의 올림피아드에서 은상을 받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게다가 오랜 기간 준비했는데 동상이나 장려상에 그칠 경우, 고생만 하고 별 소득을 못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올림피아드를 입시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과학고가 목표라면 평소에 내신 관리를 충실히 하고 올림피아드 준비보다는 차라리 수학과 과학 공부를 더 하는 것이 실리적일 수 있다. 학교장 추천자 전형은 수학과 과학의 내신이 1% 이내일 때, 영재원 전형도 수학과 과학의 내신이 2.5% 이내일 때 합격이 가능하다.

일반전형에서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하려면 국어, 영어, 수학, 과학의 내신이 3.6%는 돼야 하며 구술시험을 면제받고 합격하려면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내신이 1.3~1.8%는 돼야 한다. 또 구술시험을 준비할 경우 수학과 과학을 깊게 공부해야 하지만 고교 수준의 내용은 출제되지 않는다. 가산점은 실질적인 당락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한 내신을 극복하기 위해 치르는 수학과학인증시험은 과학고에 관심있는 학생은 누구나 응시하는데다 올림피아드에서 분야별로 잘하는 학생들도 몰리기 때문에 상을 받기가 무척 힘들다. 가산점도 지난해엔 0.7점에 불과했다. 따라서 내신성적이 좋지 않으면 과학고 진학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한국과학영재학교

1단계의 서류전형은 수상실적과 수학·과학 내신성적, 실적물, 추천서, 자기소개서 등 5가지로 이뤄진다. 이를 점수로 합산해 영역별로 일정 인원을 뽑는다. 하지만 보통 3천여명의 지원자가 몰리기 때문에 학교에서 모든 걸 검토하기 힘들어 사실상 수상실적과 내신성적 등 객관적으로 검증 가능한 자료에서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다시 말해 보통 영재원을 한 곳 정도 다닌 경험이 있고 내신이 3% 이내 들며 전국 규모의 수상 실적이 하나 정도 있으면 가능성이 높다는 것.

2단계는 1단계에서 뽑은 1천800명 중 216명 정도(정원의 1.5배수)를 선발한다. 지난해 시험을 분석하면 수학의 경우, 창의성보다 실질적인 수학실력을 묻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한국수학올림피아드 1차 유형으로 난이도가 낮춰졌다. 물리는 대학 수준의 어려운 문제로 계산 문제보다 물리 개념을 이용한 현상을 설명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화학은 장치에 대한 과학적 원리를 묻고 실험을 설계하는 문제가 주로 출제됐으며 생물은 유전자와 DNA 등 고교에서도 다루지 않는 고난이도의 문제가 나왔다. 지구과학은 천문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다양한 독서를 통한 상식을 이용해 창의적인 답을 요구했다.

결론적으로 영재고는 내신 0.1%의 극상위 학생이 아니면 준비하기 어려운 시험을 낸다. 그렇기 때문에 목표를 세우기 전, 자신의 객관적인 실력을 냉정히 평가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도움말·박민우 셜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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