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학카페] 과학과 친해 지려면

초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교과와 관련해 걱정하는 과목을 얘기할 때는 언제나 과학이 빠지지 않는다. 영어와 수학은 평소에 중요성과 어려움을 알기에 많은 공부를 했지만, 과학은 준비도 덜 된 마당에 결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모양이다. 과학 중에 특히 물리영역은 많은 공식들과 낯선 단위들 때문에 일찌감치 포기하게 되고, 물리 교사들은 '제물포'(제 때문에 물리 포기했어)라는 뜻하지 않는 별명을 얻게 된다.

과학에서는 '변화율'과 '단위'를 이해하면 반 이상은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 변화율은 생활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휘발유 1ℓ당 1천700원이라고 했을 때, 휘발유 10ℓ를 주유하면 1만7천원이 된다. 이것이 과학에서 말하는 변화율이 되고, 과학의 방식으로 표현하면 1,700원/ℓ가 된다. 이때 '원/ℓ'가 과학에서 말하는 '어떤 물리량의 단위'가 되는 것이다.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위들은 많이 사용돼 친숙하기 때문에, 변화율의 표현이나 단위를 표기해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100m를 10초 만에 달릴 수 있는 달리기 선수의 평균속력은 10㎧가 된다. 또 100㎞를 1시간에 달릴 수 있는 자동차의 평균속력은 100㎞/h가 된다. 1초에 속력이 1㎧씩 증가할 때 가속도가 1, 곧 1이라고 한다.

학교에서 시험을 치르고 나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전과목 평균과 총점이 궁금할 것이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5과목 점수가 각각 60점, 70점, 80점, 90점, 100점이라면 이 학생의 평균은 얼마나 될까? 아마, 평균이 80점, 5과목 총점은 400점이라는 걸 모두 알 것이다. 그럼, 자동차의 처음 속력이 10㎧에서부터 1초에 10㎧씩 증가해 4초 뒤에 50㎧가 되었다고 하자. 이 자동차의 평균속력(평균값)은 얼마나 될까?

앞에 말한 과목 점수 형태로 표현해보면, 자동차의 속력이 10㎧, 20㎧, 30㎧, 40㎧, 50㎧의 형태로 4초 동안 일정한 비율로 증가했다. 이 자동차 속력의 평균값(평균속력)은 얼마가 될까? 당연히 30㎧이다. 이 자동차가 움직인 거리(총점=평균값×과목수)는 30㎧×4초=120m를 움직인 것이 된다. 이렇게 물체의 속력이 일정한 비율로 변하는 것을 등가속도운동이라고 한다. 용어가 낯설어 과학이 어려울 따름이지 내용은 쉽지 않나요?

마지막으로 과학에는 길이에 사용되는 단위인 'm', 물체의 질량은 'kg', 시간은 's' 등과 같은 단위를 기본단위라고 한다. 이러한 기본단위가 조합된 단위를 간단하게 표현한 것을 유도단위라고 한다. 예를 들어 힘의 단위인 뉴턴(N)이 있다. 이러한 것에는 압력의 단위인 파스칼(Pa), 전압의 단위인 볼트(V), 전류의 단위인 암페어(A) 등이 있다.

교과서를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초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교에 올라갈 때, 각 교과서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수준이 학생들의 발달 수준에 비해 너무 급격하게 높아지기 때문에 어려워한다고 한다. 새롭게 접하는 용어나 단위들이 친숙해지도록 조금만 노력해본다면, 과학이 좀 더 친근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종선(운암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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