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 대구 찾은 세계음식관광協 에릭 울프 회장

"매실주 수정과 안동찜닭 세계 내놔도 손색없어요"

"Food is a place of interest(음식이 바로 명소입니다)."

에릭 울프(Erik Wolf·42·미국) 세계음식관광협회(ICTA) 회장이 대구를 찾았다. 대구음식박람회를 주관하고 있는 계명대가 세계음식관광협회 회의를 아시아권에서 처음으로 대구에서 유치하기 위해 초청했기 때문. 그동안의 세계음식관광협회 회의는 미국, 스웨덴, 북아프리카, 캐나다 등에서 열려왔다. 대구 유치가 성사되면 전 세계 유수의 음식 관련 전문가들이 대구를 찾을 것으로 기대돼 의미가 크다.

울프 회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해마다 3차례씩 정례화된 세계음식관광협회 회의를 대구에서 열어달라는 요청으로 대구를 직접 보기 위해 방문했다"며 "한국의 전통음식은 대단히 흥미롭고 수성구 '들안길'은 참 독특하고 기발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대구에 도착한 울프 회장은 계명대 정우철 관광경영학과 교수의 안내로 계명대에서 '음식관광협회의 국제회의 기획'이라는 특강을 한 뒤, EXCO를 비롯한 대구 곳곳을 둘러보며 대구 음식을 맛봤다. 대구 음식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지, 대규모 인원이 참가하는 협회 회의를 열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지를 살펴봤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라고 하면 전 세계인이 김치와 불고기를 떠올리지만 직접 둘러보며 맛을 본 결과 매실주, 수정과, 안동찜닭 등도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며 "약전골목이라는 한국 전통의 먹을거리 시장도 특이했으며 곧 삼계탕을 맛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순대와 막창은 솔직히 먹기에 거북스러웠다"며 손사래를 쳤다.

"You are what You eat(먹는 것으로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라고 강조한 울프 회장은 " 앞으로 신선하고, 지역적이며, 유기농법으로 만든 계절음식(fresh, local, organic, seasonal)이 큰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먹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좋은 음식을 끊임없이 찾는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같은 국가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선진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도 음식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바꾸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구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수도'는 아니지만 우리 회의를 이곳에서 열 가능성이 있다"며 "대구에서의 첫 회의 구성이나 회의 일수, 장소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회의가 이곳에서 열릴 경우 대구는 아시아에서 첫 세계음식관광회의가 정례적으로 열리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핫이슈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묻자 "미국산보다는 호주산이 훨씬 낫다"고 짧게 대답했다.

세계음식관광협회는 2003년 설립돼 11개국의 지방정부, 음식 및 관광업계 관계자, 경제·언론·학계에 종사하는 50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세계의 음식 전시, 음식 관광 및 관련 국제회의를 연 3회 열고 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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