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헬스&닥터]여름철 불청객 '식중독' 아차하다간 당한다

식중독균, 10~40C 실온 상태 급속 증식

날씨가 더워지고 비도 잦아지면서 식중독 위험이 커지고 있다. 30℃를 넘나드는 고온과 높은 습도는 세균이 증식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9월까진 식중독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특히 식중독의 90% 이상이 학교나 회사의 단체 급식, 음식점, 도시락 등에서 발생하는 만큼 개인 위생 관리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주의해야 한다.

◆식중독은 단일 질병이 아니다?

식중독은 단일 질병 이름이 아니다. 오염된 음식물을 먹은 뒤 단시간 내 배가 아프면서 구토, 설사 등 증상을 보였을 때를 통칭해 식중독이라고 한다. 세균에 의한 식중독은 크게 미생물이 생산한 독소에 의한 것과 미생물 감염에 의한 것이 있다. 또 미생물 독소에 의한 것은 세균이 이미 만들어 놓은 독소를 먹거나 우리 몸에 들어온 세균이 소장에서 독소를 생산하는 것으로 나뉜다. 독소 섭취형은 잠복기가 1~6시간 정도로 짧고 포도상구균, 보툴리누스 등이 대표적이다. 독소 생산형은 잠복기가 8~16시간으로 비교적 길고, 구토보다는 설사가 심한 게 특징이다. 콜레라 등이 대표적이다. 감염형 식중독엔 살모넬라, 장염비브리오, 세균성 이질(쉬겔라) 등이 있다. 독소형과 감염형이 혼합돼 발생하는 식중독도 있는데, 잠복기 및 증상이 다양하다.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하는 예르시니아균과 해산물에 의한 비브리오 파라헤모리티쿠스 등이 있다.

◆식중독 예방하려면

식중독 예방의 3대 원칙은 '묻히지 않고' '증식시키지 않으며' '없앤다'이다. 먼저 식중독균의 경우 손이나 조리기구를 통해 음식에 붙어 증식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이 '씻기'다. 손과 칼, 도마 등 조리기구를 씻는 것은 기본이다. 생선, 육류 등을 보관할 땐 다른 음식에 이들 수분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세균을 증식시키지 않기 위해선 보관이 중요하다. 식중독균은 10~40℃ 실온상태일 때 급속히 증식한다. 때문에 냉장고에 보관해야 할 음식은 구입 즉시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냉동식품을 녹일 때도 냉장고 안에서 녹이거나 전자레인지를 사용해야 한다. 실온에서 해동할 경우 중심부가 녹을 동안 표면온도가 실온과 같아지므로 세균이 증식하기 쉽다. 또 만들어 놓은 음식은 빨리 먹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균을 없애기 위해선 음식 중심부가 75℃에서 1분 이상 충분히 가열되도록 하고, 조리기구나 식사 도구도 세제나 뜨거운 물 등으로 자주 소독하는 것이 좋다. 신선한 음식을 구입하고 되도록 음식물을 남겼다가 다시 먹지 않는 것이 좋고, 오래된 음식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식중독 증상을 보이면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의원으로 가서 진단 및 진료, 약 처방을 받아야 한다. 식중독은 심각하지 않을 경우 기본적인 치료를 받거나 시간이 지나면 자연 치유되기 때문에 무리하게 대처할 필요는 없다. 특히 구토나 설사가 심하다고 항구토제나 지사제를 함부로 복용해선 안 된다.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엔 먼저 응급 조치를 할 필요도 있다. 식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식중독 증상을 보이면 미지근한 물이나 소금물을 먹인 뒤 손가락을 입에 넣어 토하게 해야 한다. 경련을 일으키면 혀를 깨물지 않도록 나무젓가락이나 수저를 가제로 감싸 환자 입에 물린다. 보리차나 정수한 물로 수분을 공급해 탈수에 주의해야 하고, 보온과 쇼크 방지를 위해선 배와 손발을 따뜻하게 해주고, 머리를 낮게 하고 발쪽을 높여야 한다. 식중독 증세가 음식을 먹고난 뒤 3시간 이상 지나 나타나면 설사약을 먹이거나 관장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되도록 의사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 호흡 곤란을 일으키면 곧바로 인공호흡을 실시해야 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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