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분위기로 추진돼야 할 경북도청 이전이 공포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느낌이다. 5일부터 11곳의 평가지에 대한 현지 실사가 시작된 가운데 도청 이전 추진위원회가 마련한 평가 잣대가 지나치게 경직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후보지 평가에는 공정하고 정확한 잣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추진위의 평가 지침은 너무나 강압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추진위가 마련한 현장설명 지침은 금지 사항으로 일관돼 있으며, 지침을 위반할 경우 평가시에 불이익(감점)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침의 내용 중 유의사항도 제시하고 있다. 현장 설명 도구는 달랑 현황 패널 3개(가로 240㎝ 이하×세로 180㎝ 이하)뿐이다. 발표시간도 20분 이내, 현장 돌아보기 30분 등 모든 설명을 한시간 이내로 제한한다. 음료수 제공조차도 불허하고 있다.
한시간 동안 그 지역의 특성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단 말인가? 도청이전평가위원들에게 음료수 한잔 대접하는 것도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인가?
또 평가위원 83명 중 지역 추천위원을 제외한 60명은 경북 지역과 관련없는 전문가위원이다. 이들은 경북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도청 예정지 선정에 필요한 판단 자료를 더 풍성하게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추진위는 평가지 시군에서 제출한 평가자료를 모두 다시 만들어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컬러사진을 제외하고 지역 특성을 소개한 홍보문구를 다 빼라는 지시였다.
이는 구시대적 발상이다. 지역에 대한 평가자료라면 당연히 그 지역이 지닌 특성을 담아야 한다. 평가위원들이 정확한 진단과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충분한 내용이 담긴 자료를 제출해야 할 의무가 있다. 숫자만 나열된 흑백자료를 기초로 현장도 한시간 만에 휙 돌아보고서 어떻게 그 지역이 경북도의 백년대계를 이어갈 도청의 적정지인지 판단할 수 있겠는가?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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