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상득·정몽준, 민감한때 '말 실수' 홍역

한나라당 실세들의 '입'이 쇠고기 정국에 불을 지르고 있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정몽준 최고위원이 '쇠고기 촛불'에 기름을 끼얹는 듯한 발언으로 설화를 겪었다.

이 전 부의장은 지난 3일 저녁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제 5단체 주최 '제18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 리셉션'에서 한 쇠고기 촛불집회 참가자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금 거리에 나와 불평을 하고, 호소를 하고 있는 촛불집회 참가자도 쇠고기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마 실직, 일자리가 없어서 거리를 헤매고 있는 젊은이들, 어려운 서민들, 어려운 중소기업 대표들, 많은 분들이 쇠고기 이외의 문제를 가지고도 참여하지 않았느냐, 저는 두려운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중 "실직, 일자리가 없어서 거리를 헤매고 있는 젊은이들이 촛불집회에 나서고 있다"고 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이 부분을 문제삼으면서 이 전 부의장의 홈페이지와 각 포털사이트에서 악성 댓글을 퍼부었다. 논란이 거세게 일자 이 전 부의장은 4일 홈페이지에 발언전문과 동영상을 올려놓고 "언론의 보도는 발언의 취지와 다르지만, 저의 발언으로 마음 상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폄하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고 해명에 나섰다.

정 최고위원은 4일 '광우병은 전염병이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야당으로부터 '제대로 알고 발언하라'는 거센 공격을 받았다.

그는 "한 소가 광우병에 걸렸다고 해서 옆에 있는 소가 전염이 되는 전염병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가축전염병이란 말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위원의 말과는 달리 광우병은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제2종 가축전염병으로 규정돼 있다.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버시바우 대사의 과학을 더 배우라는 대국민 학습지침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몽준 최고위원이 주한 미 부대사 정도 되느냐"고 힐난했다. 자유선진당 박현하 부대변인도 "광우병은 법으로 규정된 전염병"이라며 "정 위원은 망언을 철회하라"고 쏘아부쳤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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