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40)씨는 수입차를 구입한지 3년째. 처음에는 연비가 좋아 만족스러웠지만 이젠 수리하기가 겁난다.
"공임이 왜 이렇게 비싼지 모르겠다"면서 "무료 A/S기간이 끝난 후 엔진오일, 브레이크 패드 등 소모품을 교체할 때 마다 불만이 생긴다"고 말했다.
대체로 수입차 부품 가격이 국산 부품보다 비싸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수입차는 본사와 딜러 등을 거치면서 유통과정이 복잡해져 비용이 더 나갈 수밖에 없고 물량이 선박이나 비행기로 오다 보니 단가 자체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씨의 영국산 랜드로버 프리랜더(5천400만원)와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차(C)를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L차 엔진오일 가격은 9만8천원에다 공임 3만원. 총 12만8천원이 든다. 반면 국산 C차는 엔진오일 가격 3만6천원에 공임은 1만1천원으로, 총 4만7천원이다.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 브레이크 패드의 경우 L차는 8만6천900원의 부품값에 공임은 4만원, C차는 부품값 5만5천원에 공임 2만7천500원이 든다. 이 또한 50%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하지만 수입차 정비업체 관계자는 "부품값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국산차의 경우 엔진오일을 5천km마다 바꿔야 하는 반면 수입차에 사용하는 고급 엔진오일은 1만5천km당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론 큰 차이가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사실 차 가격에 따라 공임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 수입차 정비 카센터의 이야기. 보통 수입차와 국산차의 시간당 공임은 30~50% 정도 차이가 난다. H카센터 관계자는 "국산차와 수입차의 공임 차이를 두는 이유는 수입차량 대수가 한정되다 보니 시장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위험부담에 대한 대비이기 때문에 수입차가 비쌀 수밖에 없다. A카센터 사장은 "싼 차와 비싼 차는 수리 중 발생하는 작은 실수 하나에도 보상해야하는 액수가 다르다"면서 "작고 싼 차는 부품 하나가 잘못돼도 우리가 쉽게 부담할 수 있지만 값비싼 외제차의 경우는 다르다"는 것. 공식 서비스센터의 경우 회사별로 시간당 공임을 지정해 놓아 가격대가 비슷한 차량의 경우 국산차와 수입차의 공임이 큰 차이가 없는 곳도 있다.
최근 수입차를 정비하는 카센터가 난립하면서 수입차 부품값에 대한 오해도 생기고 있다. 동대구모터스 김현주 대리는 "공식 정비센터는 공임은 다소 비싸도 부품값은 싼 반면, 일부 카센터는 공임을 많이 깎아주는 대신 부품값을 비싸게 받아 시장을 흐려놓는 경우가 간혹 생긴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외제차 수리비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는 것.
이 때문에 최근에는 수입차 부품을 국내 공식업체를 통하지 않고 해외에 직접 주문하는 소비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수입차부품 해외구매 대행사이트도 생겨나고 있는데, 이는 국내 공식업체보다 10~50% 싸다고. 하지만 개인이 직접 주문한 부품이 차량과 맞지 않을 때 반품이 어렵고, 반품을 하더라도 운송비와 세금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아무튼 최근들어 브랜드별 외제차 수요가 급증한 만큼 공식 정비업체의 경우 부품값과 공임을 적정화하는 등으로 소비자 부담을 덜어줘야만 소비자들의 불만이 해소되고, 해당 자동차에 대한 이미지 또한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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