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재무진단] 펀드 깨고 아파트 옮겨야 할지…

실수요자라면 지금이 아파트 구입 타이밍

Q. 미분양 아파트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집을 넓혀가려는 사람들은 고민이 많습니다. 미분양이 쏟아지는 요즘이 아파트 가격의 저점인지, 아니면 아파트값이 더 떨어질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개인사업을 하면서 초교생 두 딸을 둔 이홍태(가명·43·대구 달서구)씨도 매일 저녁 아내(39)와 이 문제에 대해 의논합니다. 두 딸이 이제 중학교에 가면 수성구로 옮겨가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하지만 부부는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아파트를 사려면 주식형펀드를 환매해야 하는데 이 부분 역시 '펀드를 깨야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못 내리겠다고 합니다.

고민에 빠진 이씨 부부. 매일신문 독자들의 재무진단을 해주고 있는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삼성증권과 함께 이씨의 고민을 들어봤습니다.

A.

◆실수요자라면 아파트 구입시기 무난하다

이씨는 자녀가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 아파트를 넓혀 수성구로 이사하기를 원한다. 130㎡형대로 4억5천만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이씨처럼 실수요자라면 지금이 아파트를 구입하기에 무난한 시기다.

이씨는 입주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미분양 아파트나 바로 입주 가능한 신축 아파트를 물색하고 있다. 이씨가 수성구로 이사를 하는 이유가 자녀교육인 만큼 먼저 학군을 고려하고, 그 다음에 생활여건, 교통편의 등을 감안해서 아파트를 고르면 된다.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처분하고 주식형펀드 및 정기적금 등을 합하면 약 4억원이 준비된다. 세금 등을 고려한 부족자금 7천만원은 대출로 충당하면 된다. 7천만원에 대한 매월 이자부담은 약 37만원(대출금리 6.5% 가정)으로 이씨의 소득규모에 비하면 큰 무리가 없다.

◆장기투자 덕을 톡톡히 본 주식형펀드

이씨는 5년 전에 주변의 권유로 주식형펀드에 처음 가입했다. 펀드에 대해서 잘 몰랐던 이씨는 5년 전에 가입한 펀드를 지금까지 갈아타지도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5년 전에 넣었던 5천만원이 현재는 1억4천800만원으로 불어나 누적수익률이 197%에 달한다. 동일유형 주식형펀드의 5년 평균 수익률이 215%인 것을 감안하면 이씨의 주식형펀드 포트폴리오는 평균을 하회, 포트폴리오 전략에 다소 아쉬움이 있으나 은행 정기예금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셈이다.

이씨가 주식형펀드로 성공할 수 있었던 첫번째 이유는 장기투자에 있다. 그때그때의 시황에 흔들리지 않고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결과다. 빈번한 '펀드 갈아타기'는 장기적으로 수익률에 악영향을 끼친다. 주식시장은 많이 올랐는데 내 펀드의 수익률은 형편없는 경우가 바로 이 '펀드 갈아타기'를 잘못한 경우다.

단기적인 수익률만 보고 이리저리 펀드를 갈아탔다가는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이씨의 경우 꿋꿋하게 버틴 결과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씨는 아파트 구입을 위해 주식형펀드에 들어있는 1억4천800만원을 환매할 생각이다. 환매 시점도 고민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주식시장을 정확하게 예측, 시장의 최고점에 환매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일정한 기간을 두고 분할해서 환매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5천만원씩 3번에 걸쳐 환매를 하든지, 아니면 3천만원씩 5번에 걸쳐 환매를 하는 식이다.

◆아파트 입주 후 재무설계를 다시 해야

이씨가 아파트를 넓혀가고 나면 이씨의 자산상태는 4억5천만원짜리 아파트가 전재산이 된다. 기형적인 자산배분구조다. 따라서 이씨는 아파트 입주 후 재무설계를 다시 짜야 한다.

우선 보험부터 준비해야 한다. 부부의 보장성보험을 위해 종신보험에 매월 28만원을 넣어라. 그리고 주식형펀드로 재미를 톡톡히 본 이씨인지라 지금부터 금융자산을 형성하기 위해 적립식펀드를 활용해야 한다.

이씨가 매월 200만원씩 적립식펀드에 투자한다면 5년 후에는 1억5천만원(연 수익률 10% 가정)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5년 뒤 아파트 대출금 7천만원을 상환하고, 나머지 돈을 종자돈 삼아 자녀교육자금 등을 준비해야 한다. 노후준비를 위해 변액유니버셜보험에도 100만원을 적립하라. 노후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을 선택할 때 주의할 점은 보험회사의 안정성과 더불어 펀드를 어느 자산운용사가 굴리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부가되는 사망보험금이 적은 상품이 연금목적으로 활용하기에 유리하다.

◆주식형펀드는 포트폴리오를 잘 짜야

이씨는 주식형펀드로 재미를 많이 봤지만 펀드 포트폴리오를 잘 짰다면 훨씬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을 가능성이 크다. 펀드에 투자할 때에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매우 중요하다. 펀드 포트폴리오를 짤 때에는 최근의 유행에 따라 구성해서는 안 된다.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우선 국가별 자산배분을 먼저 한다. 국내 주식형펀드에 60%, 해외 주식형펀드에 40% 넣을 것을 추천한다.

해외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경우 비과세 여부와 환율변동에 따른 환헷지 여부를 점검해 봐야 한다. 해외투자펀드는 2009년 12월까지 주식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환율변동에 따른 환헷지는 대개 펀드 내에서 이루어지나 환헷지를 하지 않는 펀드도 있으므로 가입 전에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해외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때에도 수익률에 따라 특정국가에 집중해서는 안 된다.

먼저 투자할 국가를 정한 뒤 일정한 배분기준에 따라 국가별로 적절하게 분산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해외 주식형펀드 40% 중 중국 10%, 인도 10%, 동유럽 10%, 중남미 10% 등으로 자산배분을 하면 된다.

또 자산배분이 이루어진 뒤 개별펀드를 고를 때에는 수익률만 볼 것이 아니라 펀드 운용규모 등 위험분석지표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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