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정비를 위해 강바닥에 쌓인 토석을 채취하는 사업장이 편법 골재 선별장으로 둔갑돼 운영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특히 해당 행정기관은 이 같은 편법 골재장 운영 사실을 알고도 묵인해 업체를 비호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예천군 지보면 낙동강 신풍지구 하상정비 공사장이 거대한 골재 채취장으로 불·편법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 발생한 토석은 비골재 형태로 반출돼야 하지만 업체측이 이를 어기고 자갈과 모래로 선별해 골재로 반출해내고 있다.
예천군은 지난해 12월 이곳 1.8km 구간에서 32만㎡ 면적의 표토를 제거하고 사토를 채취하는 사업을 3억5천만원에 청송지역 S업체에 발주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토석 43만3천㎥를 예천 지역의 H업체에게 1㎥당 1천810원, 모두 7억여원에 매각해 처리하도록 했다.
하지만 S업체가 표토제거를 끝내자마자 H업체는 차량 진출입 어려움 등을 이유로 이곳에다 선별기를 설치하고 현장에서 자갈과 모래 등으로 선별해 인근 안동과 문경 등지의 레미콘 회사들에게 납품했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판매된 골재만도 줄잡아 12만㎥로 1㎥당 8천원에 팔려 나갔다.
이 공사는 토석을 그대로 반출해야 하는 '비선별' 입찰이었고 예천군이 발급하고 있는 반출증에도 '비골재 반출'이라고 분명히 규정돼 있지만 선별작업이 끝난 골재가 버젓이 반출되고 있다. 이는 당초 사업장에서 발생한 토석을 반출해 별도의 사토장 지정을 받아 운반, 골재 선별 처리해야 하는 규정을 어긴 것.
그러나 예천군은 업체측의 불·편법 골재 채취 행위를 사전에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예천군은 모래를 제외한 자갈과 돌 등은 둔치와 하상을 잇는 경사면 처리에 사용할 수 있도록 반출하지 말 것을 업체에 주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H업체 관계자는 "선별이라 해도 25mm이하 모래와 자갈로 구분한 것이라 완전한 선별작업은 아니다"며 "원활한 토석 채취 작업을 위해 수억원을 들여 선별기를 제작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선별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예천군 담당자는 "표토작업이 늦어지면서 토석 채취와 반출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사전에 업체 측과 결탁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했다.
예천·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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