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대박 복권' 삼성 라이온즈가 선발 투수진의 공백을 대비해 영입한 이상목(37)이 실질적인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선발 3연승을 달리며 흔들리는 선발 투수진을 지탱해온 이상목은 5일 LG 트윈스전에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 팀의 4대3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이상목은 이날 승리투수가 됨으로써 시즌 5승과 함께 개인 통산 99승을 거둬 100승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평균자책점이 아직 4.26으로 다소 높지만 최근 5경기에서는 2.96으로 상당히 좋다. 지난 시즌 1승4패, 평균자책점 6.69에 그치며 롯데에서 방출됐던 노장 선수의 성적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친정팀 삼성에서 불러들여 선수 생활을 이어갈 기회를 잡게 됐을 때만 해도 이처럼 잘 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이상목이 지난해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다 난타를 당했지만 올해 주무기인 포크볼을 자주 던지면서 투구 내용이 좋아졌다"는 것이 선동열 감독이 밝힌 이상목의 부활 원인.
이날 이상목은 포크볼과 싱커를 앞세워 6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은 채 LG 타선을 농락했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이 시속 141㎞에 불과했으나 다양한 변화구로 호투를 이어갔다. LG의 신인 선발 정찬헌도 5회까지 안타 3개만 맞으며 무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6회 삼성의 홈런포 2방에 무너졌다.
승리의 또 다른 주역은 이상목처럼 방출의 설움을 맛봤던 신예 거포 최형우. 삼성 투수 중 최고참인 이상목과 정찬헌의 호투 속에 0대0으로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6회초 박석민의 2루타와 채태인의 볼넷으로 잡은 1사 1, 2루의 기회에서 최형우는 정찬헌으로부터 우월 3점 홈런을 터뜨려 승리의 물꼬를 텄다.
최형우는 2002년 삼성에 입단했으나 방출된 뒤 군 복무를 위해 택한 경찰청 야구팀에서 절치부심, 맹타를 휘두르며 다시 삼성에서 뛸 기회를 잡은 선수. 타율은 0.255로 높지 않으나 박석민에 이어 팀 내 타점 2위(28타점)에 오를 정도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였는데 이날 역시 방망이로 승부를 갈랐다.
6회초 최형우에 이어 진갑용(3타수 3안타)이 1점 홈런을 날려 4대0으로 앞선 삼성은 7회 로베르토 페타지니와 손인호의 적사타로 2점, 8회 안치용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붙은 LG를 뿌리치고 2연패를 끊었다. 마무리 오승환은 9회 마운드에 올라 LG 타선을 삼자 범퇴로 처리, 시즌 16세이브째를 챙겼다.
이날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이어서 좌절의 순간을 딛고 올 시즌 다시 일어선 이상목과 최형우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3위 두산 베어스에 승률에서 뒤져 자리를 바꿔 앉지는 못했지만 승차를 '0'으로 좁히며 상위권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게 됐기 때문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5일 야구 전적
삼성 000 004 000-4
LG 000 000 210-3
▷삼성 투수=이상목(5승) 정현욱(8회) 오승환(9회·16세이브) ▷LG 투수=정찬헌(5패) 김재현(6회) 김민기(6회) 정재복(9회) ▷홈런=최형우(6회 3점) 진갑용(6회 1점·이상 삼성)
KIA 7-3 한화
롯데 2-1 두산
SK 5-2 우리
■6일 선발투수
삼성 윤성환-KIA 윤석민(광주)
두산 랜들-LG 이재영(잠실)
한화 송진우-우리 마일영(대전)
롯데 장원준-SK 이영욱(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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