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촛불 문화제' 시위인지? 축제인지?

1개월 이상 계속되는 '쇠고기 정국'이 현충일과 주말까지 사흘 연휴 동안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연휴 첫날인 6일 서울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최대 규모인 6만여명이 참가했고, 대구에선 300여명이 집회를 가졌다.

5일부터 72시간 연속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광장에는 이날 오후 8시부터 6만명(경찰 추산 5만6천명·주최 측 추산 20만명)의 시민이 모였다. 지난달 2일 촛불문화제가 시작된 뒤 경찰 추산 5만명 이상이 한곳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6일 대구 촛불 집회는 평화롭게 진행됐다.

오후 7시부터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아이와 함께 참여한 가족 시위대들이 유독 많았다.

4명의 자녀들과 함께 참여한 윤효석(41·대구시 달서구 이곡동)씨는 "20년 전 이 자리에서 군부독재를 반대하는 시위에 많이 참가했다"며 "아이들에게도 아빠의 이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딸 연우(9)와 함께 나온 김광수(40·경북 경산시)씨도 "광우병으로부터 가족의 식탁을 지키고 연우에게도 집회 현장을 통해 민주주의를 직접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집회는 엄숙한 여느 때와는 달리 시민 축제를 방불케 했다.

촘촘히 대백 앞을 채운 300여명의 시민들을 반으로 나눠 한쪽에서는 '고시철회'를 다른 한쪽에서는 '전면철회'를 외치는 등 게임 방식의 구호가 눈길을 끌었다.

즉석에서 노래를 부르는 참가자가 있는가 하면 개작한 시위 노래에 맞춰 딸에게 율동을 가르치는 주부까지 집회장은 축제 분위기였다.

서울에서 남편을 만나기 위해 방금 왔다는 30대 여성은 "서울 집회에 참여하면서 고향인 대구에서는 어떻게 집회를 열까 궁금했는데 너무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며 "꼭 학생 때 대학 축제에 참석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정책반대시민연대 대구경북모임 조기찬 대표는 "이번 촛불 집회의 특징은 시민단체의 주도가 아닌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주를 이루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날 축제는 오후 10시 시민들의 자발적인 해산으로 막을 내렸다.

7일 오후 6시 열릴 집회에는 주말을 맞아 최대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시도민대책회의는 주말의 경우 시간이 갈수록 참가 인원이 늘고 있어 지난 주말 집회 1천800여명에 이어 이번에는 2천명 이상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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