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금오산 斷想

金烏山(금오산)은 영남 8경의 하나로 경북 구미를 상징하는 산이다. 기암괴석이 산세와 조화를 이루고 계곡이 발달해 경관이 일품이다. 1970년 6월 국내 처음으로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고려말 충신인 야은 吉再(길재)를 추모하기 위해 지은 採薇亭(채미정)과 신라시대 道詵國師(도선국사)가 수도하던 도선굴을 비롯한 명금폭포 등이 있다. 이 밖에 금오산 마애보살입상(보물 490호), 금오산성 등 유서 깊은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다. 금오산 남향 기슭에 생가가 위치해 있고, 雄志(웅지)를 품은 곳이다.

구미시민과 관광객 등 연간 250만 명이 찾는 금오산 도립공원 입구에 17년간 흉물로 방치돼 온 금오산 관광호텔이 리모델링해 오는 8월 새로 문을 열 예정이라고 한다. 금오산 관광호텔은 지난 1975년 문을 연 후 91년까지 영업하다 문을 닫았다. 93년 현 업주가 인수한 후에도 방치돼오다 여론의 질타에 따라 지난 2006년부터 250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 중이다. 업주 측은 호텔 시설은 물론 주변 조경사업, 케이블카 재단장 등을 통해 사철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꾸밀 계획이라고 한다.

금오산 관광호텔은 주변의 뛰어난 경관과 어우러져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요즘 같았으면 환경 훼손 등 문제 때문에 허가 자체가 불가능한 지역이다.

하지만 금오산 관광호텔 재오픈이 이런 저런 사유로 지지부진, 뜻있는 시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현재 주차장 확장 및 계곡 유지수 확보와 공중화장실 상수도 사용문제가 관건인 모양이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외자유치를 위해 외자기업에 대해 세제혜택을 주는 등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제 구미시 당국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생각을 해야 한다. 대구 인터불고 호텔의 경우 논란이 많았지만 파크호텔을 살리기 위해 당국이 그린벨트를 해제시켜 줘가며 건립하도록 해 이젠 지역 명물이 됐다.

호텔 오픈시 휴일 금오산 일대 도로의 교통난도 문제다. 구미시는 호텔 사업주에 대한 특혜시비를 우려하는 것 같다. 그러나 주차장 문제 등 일부에서 우려하는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자연친화형으로 주변을 개발할 수 있는 방법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구미시도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愚(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금오산의 환골탈태를 그려본다.

홍석봉 중부본부장 hsb@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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