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쉽지만…큰 틀서 결과 승복" 탈락지역 반응

▲ 허탈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이정백(앞줄 오른쪽) 시장을 비롯한 상주시 도청유치위 관계자들의 모습.
▲ 허탈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이정백(앞줄 오른쪽) 시장을 비롯한 상주시 도청유치위 관계자들의 모습.

새로운 경북도청 이전 소재지가 확정 발표되자 도청유치에 실패한 대다수 시군에서는 "아쉬움이 크지만 결과에 승복하고 경북도 전체의 성장 발전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반응과 함께 동남권을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인정할 수 없다"며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여서 적잖은 후유증도 우려된다.

상주 시민들의 충격은 어느 지역보다 크다. 지난 혁신도시 유치전에서 김천에 이어 2등을 한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청유치기획단을 발족시키면서 거의 두달 동안 최선을 다해 도청유치전에 올인했다.

그러나 8일 오후 도청 이전 대상지 발표를 앞두고 시청 소회의실에 모인 시청 간부들과 도·시의원 및 도청유치 관계자들은 결국 안동시에 15.6점 차이로 밀리자 탄식하며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두달 동안 거의 밤을 새웠던 이재근 부시장과 박상철 농림건설본부장은 기어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한동안 망연자실했던 이정백 시장은 "너무도 안타깝지만,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담담하게 말하며, 그동안 도청유치에 애써온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상주시민들은 이날 밤 "2등의 망령이 또다시 되살아났다"며 할말을 잊었다.

유력한 후보지로 꼽혔던 의성지역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반응이다. 김복규 의성군수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지역 발전을 위해 새로운 모습으로 열심히 일하자"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정해걸 도청유치추진위원장(국회의원)은 "인근 안동·예천이 도청 이전지로 결정됐기 때문에 북부지역 발전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미 김천 영주 구미 등 탈락지역 단체장과 도청유치위원회 관계자들도 "아쉬움이 크지만 선진 시민의식을 발휘해 결과에 승복하고 경북도 전체가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새롭게 시민의 힘을 한데 모을 생각"이라고 했다.

반면 포항 경주 영천 등 동남권지역은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영천은 경북도민체전의 폐막식 일정을 1시간 앞당기는 등 도청 이전지 발표를 초조하게 기다렸지만 탈락하자 시민과 관가 할 것 없이 크게 낙담한 표정들이다.

영천시 유치위원회는 "평가단의 인적구성과 평가항목에 문제가 있다"며 "동남권추진위원회에서 논의했던 도청 이전 정지 가처분 신청 등의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격앙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영석 영천시장은 "최선을 다했다. 채점과 평가기준이 납득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결과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문제는 관계 인사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용주 포항도청유치추진위원장도 "도청유치추진위원단(17명) 구성 때 동남권에서 1명도 포함되지 못한 데 따른 예측된 결과로, 이 같은 상황에서 선정된 후보지는 수용할 수 없다"며 "동남권유치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강력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남권발전경주시협의회 이동욱 집행위원장은 "도청추진위의 발표는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도청추진위 위원 배정과 가중치를 주는 여론조사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빠른 시일 내에 경북도청 이전 무효 가처분 신청뿐만 아니라 행정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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