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도청, 안동·예천으로] 성공이전으로 새 성장 터전 만들자

지역갈등·분열 넘어 도민 상생 모색해야

경북도청 이전 예정지 확정 발표 이후 경북도내에는 차분함과 책무감이 강하게 흐르고 있다.

잔칫집의 환호나 실패했다는 비탄의 목소리 대신 도청 이전이라는 대사업을 성공시켜 경북 발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전 예정지 확정으로 30년 숙원이 해결되는 역사적 순간을 맞은 안동·예천지역 주민들은 8, 9일 차분했다. 풍물패를 앞세우고 시가행진을 벌이는 조촐한 잔치 분위기도 있었지만, 경북도 전 지역이 균형있게 성장해 나가는 데 앞장서라는 역사의 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숙연한 반응이 앞섰다.

한순간 기쁨과 승리에 취해 있다가 자칫 도청 이전을 통한 북부지역 동반성장과 경북 균형발전이라는 역사적 대명제를 놓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판단에서다.

특히 1995년 도청유치 과정에서 도민들의 엄청난 분열과 지역 갈등으로 경북도의회 용역결과 안동지역 1순위라는 결과를 도출해내면서도 유치가 무산됐던 아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안동시민들은 다시는 그런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했다.

김휘동 안동시장과 김수남 예천군수는 "아직은 잔치를 할 때가 아니다. 우리에게 부여된 역사적인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며 기쁨에 앞선 무거운 책무감부터 드러냈다. 이전 과정에서 나타날 진통을 최소화하고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자성의 목소리다.

정경구 경북도의원은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산재해 있다"며 "무엇보다 신도청 건설은 안동·예천과 북부지역만의 '떡'이 아니라 300만 도민들이 골고루 나눠 먹어야 할 '혜택'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청 유치에서 탈락한 대다수 시군 지역민들도 아쉬움이 크지만 신도청의 차질 없는 이전과 경북의 상생발전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가장 근소한 점수 차이로 밀려난 상주의 이정백 시장과 의성의 김복규 군수도 "너무도 안타깝지만 이제는 결과에 승복하는 성숙한 도민의식이 필요하다"며 "경북의 모든 지역이 더불어 발전하는 데 도민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도내 23개 시군 주민들은 "이제는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신도청 소재지 건설에 따른 효과를 좀더 구체화·체계화해 모든 시군이 동반성장하고 균형발전할 수 있는 청사진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만들어 내는 것이 급선무"라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예천·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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