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음식쓰레기 대란 현실로…반입중단 4일째

넘친 수거통 곳곳 방치…악취도 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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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물 쓰레기 대란'에 9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진천동 한 아파트에 수거가 안된 음식물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음식물 쓰레기 대란이 현실로 나타났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체들이 대구시의 처리시설 증설에 반발, 나흘째 작업을 중단하면서 10일 시내 곳곳에 쓰레기가 쌓이고 있다.

◆썩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

9일 오후 대구 달서구 진천동 A아파트. 12곳에 마련된 24개의 음식물 쓰레기통은 이미 용량을 초과해 주위는 온통 음식물 쓰레기로 넘쳤다. 비닐봉지 등에 담긴 음식물 쓰레기가 수거함 주위에 널려져 있었고 악취는 물론, 파리까지 들끓고 있었다. 주부 김모(37)씨는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다"며 "음식물 썩는 냄새 때문에 아파트가 엉망이 됐다"고 했다.

서구 평리동 주택가 수거통에도 음식물 쓰레기가 가득했다. 이모(45·여)씨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안된다고 해 불안감에 한꺼번에 내놓으면서 평소보다 수거함이 빨리 찬 것 같다"고 했다.

특히 달서구는 하루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의 40%를 민간처리업체에 수거를 위탁하고 있는 형편이어서 사정이 더 나쁘다.

◆사태해결은 언제쯤?

대구시는 신천하수병합처리장의 처리용량(400t)을 늘리고, 성서소각장에서 일부 물량(100t)을 태워 없애는 등 비상대책을 가동하고 있지만, 하루 발생하는 대구시내 음식물 쓰레기 680t 전량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구청들은 공공처리시설에 반입할 수 있는 양을 맞추기 위해 매일 수거하던 음식물 쓰레기를 격일제로 바꿨다.

서구청은 동별 수거 지정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성구청은 매일 수거에 나서고 있지만 처리물량이 넘치면서 처리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중구청은 하루 발생량 40t 중 공공시설 처리물량이 30t에 그쳐 5일부터 처리업체와 나머지 10t에 대한 처리계약을 했다. 동구청도 업체와 임시 계약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한 구청 관계자는 "반입중단 사태가 며칠 더 지속되면 거리가 음식물 쓰레기로 넘쳐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사태 해결의 출구는 보이지 않고 있다. 민간업체들은 대구시가 '공공시설 증설' 계획을 백지화하지 않을 경우 더이상 협상은 없다고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대구시도 '증설 철회'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측은 "반입처리하는 양에 따라 처리비용이 정산되는 만큼 사태가 길어질 경우 처리업체들의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조만간 합의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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