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00자 읽기] 굿바이 내 사랑 스프라이트

굿바이 내 사랑 스프라이트

마크레빈 지음/김소향 옮김/행복우물 펴냄

이 책이 과연 한국인의 정서에 맞을까라는 의구심으로 책장을 펼쳤다. 곧 기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간과 생을 함께하는 반려견의 충성심,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뼈저리가 다가오는 상실감, 한 공간에 함께 숨쉴 수 있다는 사실에서 느낄 수 있는 안도감과 행복감. 국가와 민족을 떠나 인간 본연이 느낄 수 있는 감성과 사랑이 녹아 있는 책이었다.

"상실감과 허전함은 감정의 레이더망 아래로 슬며시 찾아와 스마트 미사일처럼 당신 가슴에 쾅하고 사정없이 떨어질 겁니다. 이런 일이 또 일어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말이죠." 주인공 마크 레빈의 개 스프라이트가 죽음에 직면했을 때 그를 위로하기 위해 지인들이 보내 준 편지의 내용이다. 반려견의 죽음과 고통 사이에서 갈등하며 결국 안락사를 선택하는 마크 레빈. 그의 가슴 속에서 터진 스마트 미사일은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사정없이 펑펑 터진다. 260쪽, 9천500원.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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