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투르크 전사' 터키가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아르다 투란(갈라타사라이)의 중거리 슛으로 해묵은 감정이 남아 있던 스위스를 울렸다. 1대2로 진 스위스는 개최국이지만 2패로 8강행이 좌절되고 말았다.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골 1도움을 올리는 활약에 힘입어 체코에 3대1로 승리, 남은 스위스와의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제일 먼저 8강행을 결정지었다. 1승1패씩 기록한 터키와 체코는 16일 맞대결, 8강행을 다투게 된다.
12일 오전 3시45분 스위스 바젤의 세인트 야콥파크에서 열린 2008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A조 2차전에서 터키는 스위스에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31분, 스위스의 필립 센데로스가 후방에서 볼을 길게 올려주자 에렌 데르디요크(바젤)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연결받아 골키퍼를 제친 뒤 패스, 하칸 야킨(영보이즈)이 골대 앞에서 가볍게 밀어넣어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스위스의 공세에 밀리던 터키는 후반 들어 전열을 재정비하며 반격에 나섰다. 후반 12분 니하트 카베시(비야 레알)가 왼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후반에 교체 투입된 세미 센트루크(페네르바체)가 달려들며 헤딩 슛, 동점 골을 터뜨렸다.
이후 양 팀은 빠른 역습으로 결정적인 기회를 가끔씩 만들며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정규 시간이 흘러 추가시간이 적용되던 후반 47분, 무승부로 끝날 듯 했지만 아르다 투란이 승부를 결정짓는 드리블을 시작했다. 투란은 유로 2008에서 주목받을 기대주로 꼽히던 선수. 스위스 진영 왼측면을 돌파하던 투란은 방향을 바꿔 아크 중앙으로 움직인 뒤 골문을 보고 그대로 오른발 슛을 날렸다. 투란의 발 끝을 떠난 볼은 스위스 골키퍼 다니엘 베나글리오(볼프스부르크)의 키를 넘어 골망을 뒤흔들었다. 터키 팬들은 열광했고 터키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를 질주하며 극적인 승리를 만끽했다. 스위스 홈 팬들은 8강 탈락의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듯 망연자실하며 침묵했다.
터키는 2005년 11월 홈인 이스탄불에서 스위스와 폭력 사태를 빚으며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되었던 기억을 이날 승리로 날려버렸다.
같은 조의 포르투갈은 이에 앞서 스위스 제네바의 스타드 드 제네브에서 열린 체코와의 경기에서 전반 8분 데쿠(FC바르셀로나)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8분 뒤 체코의 리보르 시온코(코펜하겐)에게 코너킥에 뒤이은 헤딩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포르투갈은 후반 17분 데쿠가 오른 측면에서 깔아준 볼을 호날두가 벼락 같은 땅볼 중거리 슛으로 연결, 추가 골을 터뜨리며 다시 앞서갔다. 호날두는 후반 추가 시간에 체코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골키퍼 페트르 체흐와 맞선 뒤 옆으로 연결, 히카르두 콰레스마(포르투)의 골을 완성시키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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