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유가에 달라진 풍경…주말 나들이마저 줄어

초고유가 여파로 자동차 바퀴가 멈춰서고 있다. ℓ당 휘발유·경유 가격이 1천900원대를 훌쩍 넘어서면서 대중교통 이용률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차량 신규등록과 교외 나들이객은 줄어드는 등 고유가 징후가 도로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대구 경우 지난 4월 하루 평균 79만1천명이었던 버스 이용 인구는 지난달 79만7천명으로 하루 6천명이나 늘었다. 지하철 인구도 같은 기간 32만명에서 32만5천명으로 늘었다. 이 기간 한국석유공사가 공시한 4월 첫째주 주유소 판매 휘발유 가격은 1천681원에서 5월 말 1천876원까지 뛰었다. 승용차를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어난 것.

대구시 우대윤 대중교통과장은 "지난해 5월과 비교해보면 하루 평균 3만9천명이 버스·지하철로 옮겨탄 것으로 추정하는데 대중교통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기름값이 겁나 새 차를 살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올해 3월 4천773건이었던 차량 신규등록은 4월 4천531건으로 줄었고 5월 4천190건까지 내려갔다. 중고자동차 명의이전도 지난 3월 1만1천400여건에서 5월 말 1만건을 조금 웃돌았다. 대구차량등록사업소 관계자는 "새 차나 헌 차 가릴 것 없이 구입하길 꺼리는 분위기"라며 "각종 민원 처리 건수도 줄고 있는데 앞으로는 더 크게 줄 것 같다"고 말했다.

고가의 기름값은 주말에 교외로 빠져나가는 나들이객 발길도 잡았다.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첫째주 주말 36만8천914대(휘발유 1천751원)의 차량이 대구를 빠져나갔지만, 지난 주말 28만372대(1천907원)로 한달 새 24%나 줄었다.

고속도로 무인단속에 걸리는 속도위반 차량도 크게 줄고 있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180.6km 지점(구미시 도량동)의 지난해 4월 속도위반은 2천459건이었으나 올해 4월 1천909건으로 23%나 줄었고, 경부선 하행선 89.82km(영천시 북안면)의 속도위반도 지난해 4월 145건에서 지난 4월 130건으로 10% 정도 줄었다.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고속도로 이용률이 줄어드는데다 연비를 좋게 하기 위해 규정속도 준수, 안전운행을 하는 운전자가 많아졌다"며 "무인단속 벌금을 아끼려는 심리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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