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나라가 몸살 중인데 대구는 음식물쓰레기 대란까지 몰려 또 한 겹의 고통을 더 받고 있다. 동일 처리업체가 모든 과정을 함께 맡아 온 서부권에선 수거마저 제대로 안 돼 더 심각하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들은 배출량을 줄여 달라 사정사정하고, 주민들은 껍질을 못 버려 수박조차 사먹지 못하게 됐다고 불평이며, 영세상인들은 그마저 엉뚱하게 유탄을 맞는다며 한탄이다.
오늘로 민간업체들의 처리 거부가 6일째 들었지만 대화에는 여전히 큰 성과가 없다고 한다. 대구시청은 5년 뒤의 해양투기 전면 금지에 안정적으로 대처하려면 공공처리시설 확충이 필수적이라 하나, 업체들은 처리 물량을 빼앗겨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며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이다. 까딱하다간 시민들만 계속 고통을 뒤집어써야 할 형세다.
이래선 안 된다. 무엇보다 시민을 볼모로 밀고 당기는 식의 장난질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시민은 시청의 미숙한 행정에 이리 저리 치여 다녀도 괜찮은 주변적인 존재가 아니며, 업자들의 이익 추구에 희생돼 좋은 도구도 아니다. 각자의 입장이야 있겠지만 그 주장엔 엄정한 절도가 필수다. 이 더위에 전염병이라도 따라붙는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밀고 당기기를 재개하는 일이 있더라도, 지금 상황은 일단 일시적으로나마 해제하는 게 맞다.
이번 사태는 시청이 너무 단기적인 안목 아래 일을 밀어붙이다 사고를 냈을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시청이 선택한 방향은 맞겠으나 생사가 달린 일에 저항하지 않을 업체 또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공공시설을 증축하되 수익형 민자사업 방식으로 하는 방안이 솔깃하다. 그런 공생의 접점을 중심으로 시청과 업계가 한발씩 양보하겠다는 태도로 다시 무릎을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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