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궁금증 풀어봅시다]섹스의 빈도

40세가 넘어서 12살 띠동갑 연하의 젊은 여자와 늦게 결혼한 친구가 체력이 달렸는지(?) 상담을 원했다. "내 나이에 일주일에 몇번을 해야 정상인가?" 라는 질문이었다. 대답은 다다익선, 많을수록 좋다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교 회수에 관한 말들은 허다하나 일반적으로 전통사회의 도덕론 때문인지 절제하는 경향의 기록이 많다. 소녀경이나 옥방비결 같은 중국 성전에는 생각하기도 쉽게 20대는 2일, 30대는 3일, 40대는 4일, 50대는 5일에 1회를 하고, 60대에 가서는 금욕하라고 적고 있다.

또 자기 연령대를 9배하여 나오는 답의 십자리 수는 날짜(기간)이고 일자리 수는 성교 회수로 한다. 예를 들면 40세×9=36인즉, 30일간에 6회의 성교를 해도 좋다는 뜻이다. 또 봄 3, 여름과 가을 6, 겨울엔 0(冬無)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봄에는 3일에 1회, 여름과 가을에는 6일에 1회, 겨울에는 금욕하라는 뜻이며, 겨울에 1회의 사정은 봄의 100회에 맞먹는다고 하였다. 이는 과거 농경시대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던 때, 춥고 먹을 것이 귀하던 겨울이라는 '난관'을 극복하기 어려웠던 시절의 경고문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동무(冬無)는 지금하고는 전혀 맞지 않는 이론이다. 60세 이후는 관계는 가지되 사정하지 말라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예전에는 사정이 생명을 단축시킨다고 믿어, 가능하면 정액을 아껴서 장수하기를 기대하였다. 이런 속언도 이제는 비과학적이고, 무시해도 될 이론으로 생각한다. 정액은 남성 호르몬이 함유되어 있지 않고, 생명을 연장하고 젊어지게 하는 신기한 물질이 포함돼 있지도 않다. 침이나 눈물같이 생리적으로 배출되는 분비액의 일종이다. 실제 성교 회수는 연령'체력'소질'습관'직업 등에 따라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성교회수는 몸이 크고, 건장함에 관계 없으며, 육체적 노동자가 정신적 노동자 보다 많다. 그런데 여자는 60~70%가 매일 성교해도 좋다고 할 정도로 성교회수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상적 섹스 회수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로감이 남지 않는 정도가 적당한 수준이다. 섹스에 의해 소모되는 체력은 과대 평가할 것이 못되고, 피로는 영양보다는 휴식으로 대개 회복된다. 따라서 성교 회수는 제한돼서는 안 되며, 양 보다는 질을 생각하고 단 한번의 섹스라도 질의 향상을 위해 신경을 써야한다. 욕망만 만족하려 들면 건강을 잃게 된다.

박철희(계명대동산의료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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