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의 공원]수변공원으로 변신한 수성못

확 달라진 야경에 시민 발걸음 는다

수성못의 낮과 밤. 대구의 대표 수변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는 수성못에는 매일 밤
수성못의 낮과 밤. 대구의 대표 수변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는 수성못에는 매일 밤 '영상음악분수 쇼'까지 펼쳐져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저수지의 화려한 변신! 대구 사람들이 가장 많이 즐겨 찾는 명소 중 하나인 수성못은 일제시대 때 만들어진 저수지로 농업 인구가 감소하면서 저수 기능을 상실하고, 자연스레 수변공원으로 변신한 것. 수성못은 '물'이 부족한 대구의 갈증을 풀어주며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오후 8시30분. 대구 수성못에 인파가 넘쳐나기 시작한다. 지난해 말 들여 놓은 대구 최초의 영상음악분수를 구경하기 위해서다. 길이 90m, 폭 12m의 규모로 490개의 노즐을 부착해 공중 70m까지 물줄기를 쏘아 올리고, 수중 조명 아래 색색의 선명한 레이저를 뿜어내는 분수는 5~10월 비오는 날을 제외한 매일 30분간 이어지며 수성못의 새 명물로 자리잡았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리듬분수, 수막이 연출하는 안개분수, 갖가지 기하학적 무늬로 밤하늘을 수 놓는 물줄기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 준다. 수성못 영상음악분수는 '영상'이라는 말이 의미하듯 길이 40m, 높이 20m의 워터스크린까지 갖춰 끊임없이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성못을 찾는다는 김진아(46·여)씨는 "분수가 생기고 나서 걷는 즐거움이 더 커졌다"며 "시원한 물줄기에 가슴 속까지 확 트이는 기분"이라고 했다.

수성못은 굳이 영상음악분수가 아니더라도 보고 즐길 거리가 풍성한 곳이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매력은 물을 보며 걷는 재미. 2km 남짓 이어지는 못둑길은 마사토를 깔아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다. 둑길 곳곳에는 벤치와 정자가 마련돼 잠시 쉬거나 더위를 피하며 주변 운치를 즐기기에 그만. 수성못 서쪽에는 우주선·바이킹·범프카·회전목마·미니기차 등 갖가지 놀이시설을 갖춘 수성랜드가 들어서 있고, 입구 선착장에서 오리배와 유람선을 타고 시원한 강바람을 즐길 수 있다. 먹을거리도 빠질 수 없다. 못을 따라 온갖 음식점과 카페가 늘어서 있고, 대구의 대표 먹을거리 공간 '들안길'과도 가까워 온 가족 나들이에 안성맞춤이다. 수성못은 또 2006년 민족저항시인 이상화의 시비가 건립된 곳이기도 하다. 시인은 수성못과 수성들을 바라보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를 남겼다.

이 같은 수성못의 시초는 1925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농업용수를 모으는 저수지로 수성못이 계획됐고, 당시로서는 드물게 공사기간만 10년 넘게 걸린 거대한 저수지였다. 해방 이후 농업용수 기능을 계속했던 수성못은 1994년 지산·범물동 택지개발 이후 저수지 기능을 상실, 시민들의 휴식처로 탈바꿈했다.

대구 대표 명소로 자리 잡은 수성못은'첨단문화체험지구'로 다시 태어날 전망이다. 수성구 장기계획에 따르면 못 주변에 영화와 TV드라마, 뮤직비디오, 상업광고 등을 촬영할 수 있는'영상물 촬영 명소'를 조성하고, 그 주변에'첨단문화 체험랜드'와'오감체험 문화거리','웰빙음식 문화체험지구'를 조성한다. 수성랜드가 있는 놀이시설 구역에도 민자를 유치, 아이맥스 영화관과 디지털문화체험관, 유비쿼터스 체험관 등 첨단문화 체험랜드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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