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면세유 100% 상승…경북북부 고추 농사 포기 속출

'꼿꼿 세운' 유가 '고개 숙인' 고추

유가 폭등과 일손부족 등으로 고추 재배면적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곡물에 이어 양념류 자급화에도 비상이 걸렸다.

의성과 청송, 영양 등 경북 북부지역 고추 주산지 행정기관과 농협 등지에 따르면 의성의 경우 올해 고추 재배면적은 지난해 1천763ha보다 15% 감소한 1천505ha로 나타났다. 또 청송은 작년 1천800ha에서 올해 1천620ha로 10%, 영양은 2천330ha에서 올해 2천220ha로 5% 정도 각각 감소했다.

의성군 관계자는 올해는 전국적으로 고추 재배면적이 작년에 비해 10∼1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전국의 고추 재배면적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부터 폭등세를 보이고 있는 면세유 가격과 비료·농약· 비닐 등 연일 치솟는 농자재 가격, 그리고 농촌 일손부족 등이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조류인플루엔자와 광우병 등으로 국내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고추 재배농가들은 장마철 수확한 생고추를 말리기 위해 면세유를 구입해 벌크(건조기)를 가동하고 있으나, 매년 고추 가격은 제자리걸음이거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면세유는 작년보다 무려 100% 정도 폭등하는 등 연일 치솟는 유류대를 감당하지 못해 고추농사를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고추 수확은 기계화가 불가능해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농촌 고령화가 급속히 이루어지는 요즘 일손을 구하기 어려운 것도 고추농사 포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

의성 단촌면 장림리에서 고추농사 6천600㎡(2천평)를 짓고 있는 류용하(51·한국농업경영인 의성군연합회 정책부의장)씨는 "고추농사는 일손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데다 값비싼 기름으로 고추를 말려야 하는 부담과 중국산 수입고추에 대한 가격 경쟁력 때문에 농사 자체를 포기하는 농가가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송 영양·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군위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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