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촛불집회 특수? 지역 양초 제조업체 "NO"

연일 계속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촛불집회 덕분(?)에 양초 제조업체들이 특수(特需)를 보았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NO'다.

서울 집회에 양초를 공급하는 수도권 몇몇 업체들은 예상 밖의 매출을 올렸지만, 대구경북에서는 집회가 서울에 비해 자주 열리지 않았고 참가 인원도 적어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것.

그러나 양초 제조업체의 '때아닌 호황 속 울상'의 근본 원인은 유가 인상이다.

경산 압량면에 있는 양초 제조업체인 매일양초 관계자는 "대구의 몇차례 촛불집회 기간 동안 1만여개, 경북의 한 집회에 500여개의 양초(1개당 130원)를 공급했지만, 원자재값 급등으로 이익은 올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석유에서 뽑아낸 파라핀이 양초의 주원료인데, 지난해 1t에 90만∼100만원 하던 파라핀이 유가 상승으로 최근 210만∼220만원까지 치솟아 재료값과 인건비를 빼면 요즘처럼 물건이 계속 나가야 겨우 현상유지를 할 수 있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또 "양초는 대부분 사찰과 불교용품사에서 주문이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 요즘은 불경기 등의 요인으로 주문량이 크게 줄어, 지난해 이맘때에는 한달 평균 50∼60여t의 파라핀을 썼으나 요즘은 10여t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인력을 절반으로 줄였지만, 양초 경기도 끝이 안 보일 지경"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양초 공장 관계자도 "남들은 촛불집회 특수라고 말하지만 특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양초 업체 관계자들은 "중국산 알초(포장이 안된 양초)들이 국내로 수입돼 국산품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많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국산으로 포장된 중국산 양초들이 등장하는 것 또한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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