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치솟자 장바구니를 든 발걸음이 변하고 있다.
자동차를 이용해 대형소매점을 찾던 사람들은 대형소매점 가는 횟수를 줄이고 한번 갔을 때 더 많은 양을 사오는가 하면 가까운 동네 가게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아예 집에 앉아서 배달을 시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홈플러스가 대구지역 점포에 대해 이달 둘째주 매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찾아온 손님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1.5% 줄었지만 손님 한사람이 사간 물건의 총량인 '객단가'는 오히려 3.6% 늘어났다. 물가 인상 영향도 있지만 고유가로 인해 한꺼번에 많은 양을 사가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이 홈플러스 측의 분석.
이마트 역시 대구지역 점포의 지난달 '객단가'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5.9%나 상승했다.
동아백화점의 대형소매점인 동아마트 수성점도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의 객단가를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자 17%나 급등했다. 고유가 영향으로 쇼핑 주기가 길어지면서 한번 방문때 한꺼번에 많은 물건을 사가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동아마트는 풀이했다.
동아마트 수성점 김창한 점장은 "차를 몰고 오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자전거·오토바이를 타고오는 손님들이 크게 늘어나는 등 고유가가 큰 여파를 미치고 있다"며 "배달 신청도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하루 평균 30건 이상 늘어났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소매점'에 손님을 뺏겼던 동네 슈퍼에 동네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동아마트가 슈퍼마켓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하는 동아마트 침산점은 인근에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이 있지만 지난달 매출이 하루 평균 24%나 늘었다. 손님 수는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35%나 늘었다는 것.
대구중서부슈퍼마켓협동조합 권영국 상무는 "일부 회원들이 '요즘 고유가 영향으로 동네 슈퍼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는 말을 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로 가면 대형소매점에 비해 전혀 가격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는 동네 슈퍼 인기가 커질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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