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신공격행위 걱정스럽다" 李대통령 경고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늦어지면서 한나라당 발(發) 인사 하마평이 무성하고, 한나라당 인사들끼리 치고받는 이전투구 양상을 빚고 있는데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안경률 한나라당 의원을 만나 "시국이 어렵고 엄중해 우리가 힘을 합쳐 난국을 헤쳐가야 할텐데 일부 의원의 묻지마식 인신공격 행위와 발언들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고 안 의원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드리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며 "국민의 바람은 한나라당이 민생 경제를 살리는 것과 어려운 정국을 풀어가는 것인데 당내 문제로 힘을 소진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는 정두언 의원 등이 이상득 의원, 류우익 대통령실장,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등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는데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을 면담한 한나라당 중진 의원도 "이 대통령이 정 의원에게 화가 많이 나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저하고 나하고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나한테 와서 말하면 되는 것을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언짢은 심경을 토로하더라"고 이 중진은 전했다.

인적쇄신이 늦어지면서 하마평을 둘러싼 소문은 '괴담' 수준이다. 서울 시내 모 호텔에 내각과 청와대 참모 인선을 위한 TF팀이 활동하고 있다는 소문이 대표적이다.

'비(非) 영남, 비(非)고려대, 재산 10억 이하'란 인선 기준도 당초 괴담 수준이었는데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숫자로 표현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해 결과적으로 이를 확인한 셈이 됐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윤여준 전 의원이 한 방송에 출연해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지역)과 '강부자' 배제론을 펼쳐 파문을 낳고 있다.

영남권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에 대해 "영남권을 빼면 국민의 3분의 1을 빼는 것인데 그래놓고 어떻게 사람을 고르느냐"며 "대통령실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해서 영남권 역차별을 낳을까 걱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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