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코 출하 10%로 뚝…포항 물류흐름 꽉 막혀

화물연대 파업 이틀째…구미공단 정상조업 비상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포항 구미 등 지역내 공단을 비롯한 전국의 항만 등 대형 물류거점이 사실상 완전 마비됐다.

특히 비조합원들의 자발적 파업 참여가 늘면서 "화물연대가 업체 출입문을 봉쇄하거나 비조합원들을 위협하는 등의 물리력만 행사하지 않으면 1주일은 버틴다"던 정부와 화주 및 대형 운송사들의 예상은 애초에 빗나간 채 파업 첫날부터 곳곳에서 물류대란이 빚어졌다.

포항제철소에서 후판, 선재, 열연·냉연강판 등 하루 평균 2만5천t 이상의 철강제품을 트레일러를 이용해 전국으로 수송해야 하는 포스코는 13일 하루 동안 3천t가량을 출하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제철소에서 불과 1∼2㎞ 거리 안에 있는 운송사 차고지나 야적장으로 옮긴 것일 뿐 울산, 거제, 창원 및 수도권 등 수요가에게 배달된 물량은 거의 전무했다.

이런 사정은 현대제철·동국제강 등 포항공단내 다른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로, 하루 평균 7만5천t 이상의 화물을 외지로 보내야 하는 포항공단의 물류 흐름이 완전히 끊긴 것이다.

구미공단의 수출물량도 전체 생산량의 80%가량을 소화하는 부산항 마비로 연쇄적인 출하차질에 직면했다. 전국 컨테이너 물동량의 75%를 처리하는 부산항의 각 컨테이너 부두들은 화물연대가 본격적인 운송거부에 나서면서 가동률이 평소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체들의 출하차질은 연관·수요 산업의 정상가동까지 위협하고 있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의 후판수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울산과 거제의 조선업체들이 당장 정상조업 여부를 걱정하게 됐고, 자동차, 전기·전자 및 기계업계와 철근·H빔 등을 많이 사용하는 건설현장에도 불똥이 튀었다. 전자제품 등의 수출업무를 담당하는 종합상사들도 선적 및 납기지연에 따른 배상책임 등을 걱정하고 있다.

한편 화물연대는 13일 오후 지부별로 파업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파업과 장기전 준비에 들어갔다. 포항에서는 13일 오후 4시부터 포항지부 조합원 400여명과 구미에서 집회를 마친 대경지부 조합원이 합류, 경찰 추산 600여명(주최 측 주장 1천여명)이 공단내 동방삼거리에서 합동 출정식을 가졌다. 화물연대는 "운송료 30% 인상 등 요구조건이 관철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할 것이며, 평화적 집회와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국토해양부는 13일 낮 현재 운송거부 차량이 1만821대로 주요 항만에서 7천691대가 멈춰섰고, 전국 대형사업장에서 3천130대가 운송거부에 나섰다고 밝혔다.

구미·이창희기자 포항·박정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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