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권의 책] 부모가 학교다

여러분은 자녀교육을 위해 어떤 책을 읽어보셨나요? 우리 아이 영재 만드는 법, 특목고나 명문대 보내는 비결, 영·수 만점 받는 법 등 학력 신장이나 입시에 도움되는 정보를 담은 책들은 많이 접해 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를 한 인간으로,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떻게 키워야 할지를 얘기하는 책들은 그렇게 인기가 없는 듯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좀 특별한 책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부모가 학교다'(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지음/전의우 옮김)는 사랑과 희망의 교육공동체인 '브루더호프'의 자녀교육 지침서이다. 전인교육의 모범으로 손꼽히는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브루더호프 공동체의 리더인 저자가 전하는 교육 메시지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은 그저 좋은 충고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아이들의 가치, 존중, 그리고 소중함을 가르친다. 그리고 성경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부모의 역할과 의무를 가르쳐 준다. 글 속에 성경을 인용하는 부분이 많지만 다른 종교를 가졌다고 해서 읽기에 부담스런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자녀들을 다른 아이와 비교하거나 똑같은 잣대로 평가하는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한다. 그것이 자녀의 인격형성과 교육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저자는 이런 무의식적인 행태에 대해 한마디 충고를 한다. "우리의 학교는 재능이 많은 아이부터 부족한 아이까지 모든 아이가 환영을 받고 자신이 세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 마틴 루터 킹이 말한 것처럼 열심히 길을 쓰는 청소원이나 최선을 다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미켈란젤로나 셰익스피어 모두 세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전인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교육시스템이 전인교육의 임무를 다해야 할 것을 강조한다. 아이들에게 교과 공부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상하고 창조하는 일에도 똑같은 시간을 쓰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학문적인 능력과 함께 겸손과 시민의 책임 같은 가치들을 학교와 가정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훈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훈계는 아이의 의지를 선한 방향으로 자라게 하고 옳고 그름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매는 더 이상 다른 방법이 없을 때에만 최후의 수단으로 쓰는 방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훈계가 좋은 결과를 맺기 위해선 전제조건이 있다. 그것은 부모와 자녀 간의 평소에 쌓아둔 신뢰이다.

또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 것을 주문한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정생활은 아이의 정서발달과 학습에서 (심지어 학교보다)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시험성적과 가족들이 자주 함께 식사하는 것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자녀들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로서 역할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누구나 부모와 함께 있고 싶어 한다. 다만 아이들은 이런 바람을 말로 표현하지 못할 뿐이다.

끝으로 책에서 인용한 앨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은 새겨둘 만하다. "만약 당신의 아이가 똑똑한 아이가 되길 원한다면 아이에게 이야기책을 읽어 주세요. 그리고 만약 당신의 아이가 더 똑똑한 아이가 되길 원한다면 이야기책을 더 읽어주세요."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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