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학카페] 부동액의 끓는점은 어떻게 나타날까?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현상을 설명함에 있어 단순한 질문이지만 막상 해결하려고 보면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고등학교에서 화학을 가르치며 학생들로부터 자주 받게 되는 질문 중 하나가 '끓는점'에 관한 것이다.

순수한 액체인 물의 끓는점은 그림1과 같이 일정하다. 소금과 물의 혼합물인 소금물의 끓는점은 그림2와 같다. 에탄올과 물의 혼합물인 술의 끓는점은 그림3과 같다.

그렇다면, 에틸렌글리콜과 물의 혼합물인 부동액의 끓는점은 어떻게 나타날까? 중학교 과학 시간 '혼합물의 분리' 단원에서 '끓는점이 다른 두 액체 혼합물을 분리할 때에는 끓는점 차이를 이용해 증류(분별증류)를 한다'고 배웠다. 그렇다면 두 액체 혼합물인 부동액의 경우 그림3과 같이 끓는점이 두 번 나타나야 한다. 하지만 에틸렌글리콜 수용액은 그림3과 같지 않고, 그림2와 같이 끓는점이 조금씩 증가하는 끓는점 오름이 나타난다.

그 이유는 이렇다. 부동액의 에틸렌글리콜은 비휘발성 용질이므로 끓는점 오름이 나타난다. 비휘발성 용질은 용매가 증발하는 것을 방해해 순수한 용매의 증기 압력을 낮춘다. 용매가 증발되면 용액의 농도가 증가해 용매의 증기압이 더욱 낮아지게 되고, 더 높은 온도에서 용액이 끓게 된다. 즉, 그림2와 같이 끓는점 오름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답을 얻기 위해선 몇 가지 내용을 알아야 한다. 먼저 액체의 끓는점이란 액체의 증기 압력은 온도에 따라 올라가는데 이 증기 압력이 액체에 가해지는 주위의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를 말한다. 끓는점에 도달하면 액체 내부에서도 증발이 일어나 기포가 발생한다. 순수한 액체의 경우에는 끓는점이 일정하지만, 혼합물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조성에 따라 끓는점이 다르다. 주위의 압력이 1기압일 때의 끓는점을 정상 끓는점이라고 한다.

묽은 용액의 총괄성이란 것도 있다. 비휘발성 용질인 경우, 용액 속에 들어있는 용질 알맹이의 농도에만 의존하고, 용질의 화학적 성질에는 무관하다. 용매의 증기압력 내림, 끓는점 오름, 어는점 내림 및 삼투현상 등이 주요한 총괄성이다. 에틸렌글리콜은 2가 알코올로 점성이 있는 액체이며 일반적인 부동액으로 물에 잘 녹고 상당히 비휘발성(끓는점 197℃)이다.

이호준(경북과학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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